고3 첫 학력평가…"비교적 평이, 온라인 수업으로 한계도"

  • 입력 2020-05-21 18:44
결과 따라 수능 난이도 조절 목소리 나올 수도…"자신의 강·약점 분석해야"
코로나 우려에 마스크·장갑 등 '방역 철저'

고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치르는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21일 전국 학교에서 시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각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문제지를 배부할 때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는가 하면 1∼2학년 교실까지 활용해 시험장을 띄엄띄엄 배치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이번 시험의 난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다고 평가했지만, 학평 결과에 따라 수능을 쉽게 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 코로나19 우려에 장갑 끼고 문제지 배부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질 예정이던 올해 첫 학평은 코로나19 때문에 전국 단위 성적을 내지 않았다.

    이날 학평이 사실상 올해 첫 수능 모의평가인 셈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전날 신학기 들어 처음 등교한 학생들은 이날도 철저한 방역 속에 시험을 치렀다.

    제주고는 학생 간 거리를 두기 위해 교실과 또 다른 교실 사이를 한 칸씩 비워 사용했다.
이 때문에 시험에는 3학년 교실뿐 아니라 비어있는 1∼2학년 교실까지 활용됐다.

    제주고 구모 군은 "마스크를 끼고 시험은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답답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불만은 없다"며 "등교 수업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등교하자마자 바로 평가가 진행돼 평소보다 더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울산 문수고 최혜원 학생은 "그동안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충실하게 받았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학습 분위기를 잡고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첫 모의고사를 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 조원고는 공기 순환을 위해 교실 창문을 모두 열었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한 교사들은 비닐장갑을 낀 채 시험지를 배부했다.
전날 등교가 중단된 인천 5개 구 66개교 학생들은 집에서 자율적으로 온라인 학평을 치러야 했다.

    온라인 학평을 보게 된 인명여고 3학년 김모 양은 "저번 평가에서도 제 등급을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알 수 없으니 좀 아쉽다"며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으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 학생들 "난도 높지 않았다"…결과 따라 수능 난도 조절 요구 거세질 수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온종일 시험을 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험 난도는 특별히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울산 동천고 김민서 양은 "국어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 느꼈고, 친구들 반응도 비슷하다"며 "등급 컷(등급 구분점수)도 높게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 상위권인 광주 모 여고 3학년 이모양은 "지난달 학평 때는 시험지를 집에 가져가서 보니까 긴장감이 떨어졌는데 오늘은 수능을 치르는 것처럼 긴장감을 가졌다"며 "전체적으로 지난달 학평보다는 쉬웠다"고 말했다.

    중위권인 광주 모 고등학교 3학년 김모군은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틈틈이 학원에도 다녀서 오늘 학평이 아주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국어 일부 지문이 길어 푸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광주 상일여고 윤민섭 3학년 부장은 "모든 과목이 지난달 학평과 비교해 쉬웠다"며 "국어의 경우 비문학 물리 지문과 문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웠고, 수학 킬러 문항으로 꼽히는 29번, 30번에 확률·통계가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은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생들은 시험의 난이도가 높지 않았으나 온라인 수업으로 학평에 대비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전 둔산여고 3학년 유모 양은 "시험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그동안 등교를 못 해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시험이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 교육과정평가원은 6월과 9월에 두 차례 모의평가를 진행해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파악하고 수능 난이도 조절에 참고한다.

    교육부는 고3의 학업 부실 우려 때문에 수능 난이도를 조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개월이 넘는 온라인 수업으로 고3 재학생과 재수생 간 형평성 논란이 계속 이는 만큼 5월 학평 결과에 따라 수능 난이도 조절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 등교하자마자 입시 일정 시작…"강·약점 정확히 분석해야"
고3 학생들 앞에는 이달 말과 6월 초 각 학교의 중간고사, 6월 18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 7∼8월 각 학교 기말고사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학생들은 우선 이번 학평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뒤 앞으로 어떤 과목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등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모집 또는 정시모집 가운데 어느 쪽에 집중할지도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신 교과 성적이 학평 성적보다 대체로 잘 나온 경우 1학기 중간·기말고사 대비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학평 성적이 더 잘 나왔다면 정시모집 준비에 조금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넓은 의미에서 지원 가능 대학과 전형 유형을 탐색하고,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지원자라면 시급히 보충할 학생부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며 "중간고사 준비와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 준비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1∼3등급 성적대의 학생은 오답 노트를 만들고, 4등급 이하의 학생이라면 틀린 문제의 개념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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