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침 제시...대미 압박 나서나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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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4 20:08  |  수정 2020-05-24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핵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물론, 코로나 19여파로 국내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나온 김정은의 발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 개최 소식을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시었다"며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공식 거론한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발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자신들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며칠 앞두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진행된 사실을 공개하며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 선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을 압박한 바 있다.

이번에도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오는 11월 재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략무력 속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되지만 아직은 신종 4종세트의 실전배치에 무게중심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히 핵억제력 강화는 '행동예고'보다는 '대미압박' 메세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내부 관리를 위한 발언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회의는 대외 메시지보다는 내부 군에 대한 관리통제, 새로운 군사편제의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이 강해 보인다"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서 군의 자체 수입과 운영에도 여러 곤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부서에서 분석 중으로 지금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여기까지"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선 무력기구 편제 개편 등도 논의됐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 분야의 핵심 인사인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포병국장 출신인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은 대장에서 차수(次帥·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로 군사 칭호가 높아졌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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