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 방침에도 찬반 뒷공론 계속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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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5 18:42  |  수정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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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왼쪽)가 25일 오전 최명길 전 의원과 함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당선자총회에서 당 지도체제로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했음에도 당내에선 찬반 뒷공론이 계속되고 있다. 당대표 출마 의지가 있는 조경태 최고위원이 '당 중진들의 비겁한 모습'이라며 비대위에 반기를 들고 나서자 이준석 최고위원은 '대안 부재론'으로 맞대응하는 모양새이다.

조 최고의원은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외부에 의존하는 모습이 너무 버릇처럼 돼 버렸다. 스스로 변하고 강해지는 모습에서 진정으로 당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당 중진의원들의 아주 무책임한 부분이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일종의 유약한 모습이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당헌·당규에는 8월 전당대회를 하도록 되어 있지 않나. 그래서 전당대회를 그냥 차질 없이 하면 된다"고 말해 8월 전대 개최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자신의 당대표 출마 길이 막힌 데 대한 불만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최고위원은 "김종인 비대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하고 당원들의 의사가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비대위 기한 연장을 위한 당헌 개정이 불발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장제원 의원은 당선자총회 다음날인 23일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는 스스로 혁신할 자격도 없다'는 변명으로 또 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며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을 외친 지 하루만에 그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을 경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차기 대선과 내년 보궐선거까지 몽땅 외주를 줬다"면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거부감을 피력했다.

반면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내에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자강론이 되려면 국민들이 들었을 때 '그 사람 정도면' 해야 하는데 다들 이름은 얘기 못한다"며 '김종인 비대위'의 불가피성을 지적했다.

그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비대위 기한에 대해선 "(김종인 체제는) 내년 4월 전에도 안 좋으면 사람들이 끌어내릴 것이고 그 이후에 잘 되면 계속 가라고 할 지도 모른다"면서 "성과가 좋았으면 그 후 전당대회가 크게 의미가 없다. 비대위 연장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한은 크게 의미 없다"고 내다봤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22일 당선자총회에서 격론 끝에 내년 4월 재·보선까지 '김종인 비대위'를 가동키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통합당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 개최'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키로 했다.

당헌 개정안은 상임전국위 의결로 발의돼 전국위 재적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통합당은 지난 4월 28일 같은 내용의 당헌 개정을 시도했으나 상임전국위 정족수 미달로 발의 자체가 무산된 적이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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