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여의도연구원 "총선 여론조사 130석 자료낸 적 없다…누군가 지도부에 허위보고"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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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8   |  발행일 2020-05-29 제5면   |  수정 2020-05-29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 맞춰 싱크탱크 여연 해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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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은'이란 주제의 긴급 정책토론회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심재철 전 원내대표 주최로 열렸다. 여기서 나온 4·15 총선 전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맞춰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 싱크탱크라면서 지난 4·15 총선 당시 정책 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지 못하고, 여연의 강점으로 꼽혔던 여론조사 결과도 빗나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연 내부에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억울하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와 다른 조사 결과가 언론 등을 통해 노출되면서 여연이 여론조사를 잘못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성동규 전 여의도연구원장은 4·15 총선을 앞두고 각종 언론매체 및 유튜브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역구 전체 253석 중 125~130석 정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총선 참패 이후 지난 20일 심재철 전 원내대표 주최로 열린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 긴급 정책토론회에서도 여연 소속 이종인 수석연구위원은 "총선을 일주일 앞둔 4월 7일까지도 지역구에서 130석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미래한국당은 2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연 관계자는 27일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21대 총선 관련 여연에서 실시한 그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통합당이 지역구 105석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결과치가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이 최고조로 악화돼 통합당이 반사이익을 최대한 누릴 때도 100석 초반대의 승리만 점쳐졌을 뿐이었다. 그 이후부턴 갈수록 떨어져 80석 언저리에 머물렀다"며 "도대체 120석이니 130석이니 하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TK(대구경북)지역 통합당 복수의 관계자들도 "총선 전 여연에서 내려오는 여론조사 자료의 평균치는 80~100석에 불과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여연은 물론, 통합당 중앙당 사무처 안팎에서도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누군가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허위로 확대 재생산해 선거를 망쳐놓고 책임은 엉뚱한 곳에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 부재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지금 와서 보니 암(80~100석) 걸린 사람에게 궤양(125~130석)이라고 진단했으니 어떻게 살릴 수 있겠나"라며 "결국 황 전 대표가 허위 보고에 눈이 멀어 인천과 경주 등지에서 오만한 공천을 서슴지 않은 게 패착의 한 원인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연 관계자는 "20일 정책토론회 직후 반박 자료를 내려고 했으나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 해명할 생각에 참고 있었는데, 여론조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여연 해체설까지 나오니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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