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장 선출 공정성 시비 "現 병원장 직무정리 후 등록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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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9 07:22  |  수정 2020-05-29 07:32  |  발행일 2020-05-29 제6면
구성원 참여 요구 목소리도
"이사회 간접선출 아닌, 직원에도 후보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병원 "국립대병원장은 이사회 추천 받아 교육부 장관이 임명"

경북대 병원장 선출을 앞두고 공정성 시비와 함께 구성원의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7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차기 경북대 병원장 공개 모집을 진행한 결과, 정호영 현 병원장, 김시오 전 칠곡경북대병원장, 김용림 신장내과 교수, 탁원영 소화기내과 교수 4명이 신청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경북대병원 이사회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배수 이상을 후보자로 추천하면, 교육부장관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현 병원장이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공모에 나섰고, 이를 막을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병원 내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공개모집 기간이라도 직무 정리를 하고 후보자 등록에 나서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것. 현재 상황처럼 현 원장이 공모에 나섰을 경우 공모기간에도 모든 정보 획득과 직책에 따른 직무행사가 가능한 만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을 우려가 높다는 것. 공모 마감날인 13일 정 병원장은 재임기간 성과를 중심으로 한 언론인터뷰를 진행해 14일 보도됐다. 특히 이 인터뷰에서 그는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어 20일에도 한 중앙언론과 비슷한 내용이 담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한 내부구성원은 "연임을 앞두고 이렇게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는 후보가 병원장 말고 또 누가 있겠느냐. 가만히 있어도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연임 도전에 나선 병원장이 자신이 가진 직위를 가지고 자신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이고 있다"면서 "언론사에 요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임을 위한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결정 이후로 미루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와 더불어 이사회를 통해 간접 선출 방식이 아니라 구성원의 직접 참여 형태로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병원 내부 한 관계자는 "병원장을 뽑는데 누가 공모를 했고,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것인가를 공식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깜깜이 선출"이라며 "공개모집공고에는 병원경영계획서, 연도별 경영실천계획서 등을 제출하고 있는데 직원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 이사회 대표를 선출하는 것인지, 경북대병원장을 선출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사에게만 알리지 말고 직원에게도 공모자 정보, 경영방침과 계획 등을 알려서 직원들이 후보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병원 노동조합도 "현재는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선출하는 방식으로 3천명이 넘는 직원의 참여는 배제된다. 병원장 선출에 직원들의 이사회 참여, 병원장 직접 선출 등 직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노조는 직원들의 이사회 참여와 병원장 직접 선출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북대병원 이사회는 경북대 총장이 이사장, 경북대병원장, 경북대 의과대학장, 경북대 치과병원장, 대구시부시장, 이사회 추천으로 교육부 장관이 임명한 3명, 기획재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장관이 각각 지명한 공무원 1명(총 3명)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측은 "국립대병원장은 관련법에 따라 이사회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는 구조로 '선거'에 출마가 아닌 '공개모집' 응모자 중 이사회 의결로 선정하는 것이어서 선거를 할 때와 같이 필요한 각종 제한이나 절차를 두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경북대병원뿐만 아니라 전국 14개 국립대병원과 치과병원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또 재임 기간 본인의 성과 등이 포함된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코로나19를 이긴 주역들이라는 내용으로 요청한 인터뷰에 응한 것이고, 흑자전환도 기자의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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