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비대면사회 성큼 다가온 AI 일상(2)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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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9   |  발행일 2020-05-29 제34면   |  수정 2020-05-29
온라인 강의·원격진료·움직이는 편의점·무인 매장…기술융합 4차산업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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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화상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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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움직이는 카페 휠시와 중국의 허페이대학, 스웨덴의 리테일 전문기업 히말라피가 공동으로 개발한 움직이는 편의점 '모비마트'(Moby Mart). 〈출처: 모비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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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지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세계 최초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를 이미 2018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출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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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현실화되면서 당장 원격진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변화의 축이 되고 있는 언택트(Untact·비접촉). 현재 진행형인 비대면 사회는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될까.

우선, 비대면 사회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4차 산업에 초점이 맞춰진다. 4차 산업은 쉽게 말해 1차 산업(농업)과 2차 산업(공업)을 기술로 연결하고 융합하는 것이다. 키워드는 Al(인공지능), 빅데이터, 연결, 융합이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의 물리(物理) 세계를 AI와 가상플랫폼을 기반으로 연결한다. 이미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바로 자율형 자동차, 비대면 영상 강의, 카카오 택시·페이, 배달의 민족 등이다.

비대면 사회는 직업에도 많은 변화와 도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원격진료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가을에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소한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의사들의 원격진료 반대는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 구현 인공지능·빅데이터
자율형자동차·영상강의·카카오페이
팬데믹 후 비대면 진료·처방 요구 증대
온라인 수업, 교육 양극화 커질 우려도
사교육 시장, 1타 강사 90% 독식할 듯

산업계 승자 독식 구조 변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야 생존 가능
아마존 고, 고객이 선택하면 자동 결제
점원 없는 편의점·드론으로 상품 배송
일자리 급감…실업 문제 대책도 시급


약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에는 3분 속성 사진 찍는 부스처럼 약국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온라인으로 받아 가까운 약 부스에서 바로 약을 받고, 해당 약이 없을 경우엔 택배로도 가능하다. 환자가 의사·약사와 비대면으로 진료와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만연한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도 있다.

교육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초·중·고·대학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수업을 못 한 지 3개월이다. 물론 대학교 일부 학과와 고3 등은 이달부터 등교 수업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어느 정도의 온라인 수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태원발(發) 코로나19가 6차 감염까지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1학기 수업을 전면 취소하고 이 참에 '9월 학기제'로 가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별, 고3-재수생 간 형평성 문제도 내포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비대면 교육이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지역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은 그동안 학교 내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던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좀 더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 교실에서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는 발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피드백이 많은 편이라는 것. 반대로 비대면 교육은 학생들에게 교육 격차를 더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온라인 수업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여유가 되는 집 아이들은 사교육이 강화되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 시장의 변화도 예상된다. 사교육 시장이 AI·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면 과외는 점차 줄어들고, 유명한 스타 강사의 온라인 강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강사들 간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진 수강자들이 1타 강사가 마감되면 2타·3타·4타 강사로 옮겨 수업을 받았지만, 비대면 사회로 옮겨 가면 1타 강사가 전체 수익의 90%를 독식하는 현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타·3타·4타 강사들의 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비대면 사회는 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수익 측면의 차이를 넘어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승자독식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부터 비대면 사회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아마존은 이미 2018년에 지나 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세계 최초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 )를 선보였다. 일반 슈퍼마켓과 같이 식자재, 음료, 술, 조리된 먹거리,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아마존 고에서는 고객은 물건을 고른 뒤 그냥 출입문으로 나가면 된다. 그러면 수백 개의 AI 카메라 센서를 통해 고객이 어떤 상품을 샀는지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이후 앱에서 결제하면 된다.

부르면 달려오는 편의점도 있다. 네덜란드의 움직이는 카페 '휠시'(Wheelsy)와 중국의 '허페이대학'(Hefei University), 스웨덴의 리테일 전문기업 '히말라피'(Himalafy)는 공동으로 움직이는 편의점 '모비마트'(Moby Mart)를 개발했다. 모비마트는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운전자 없이 스스로 움직인다. GPS 내비게이션과 각종 카메라 센서가 장착되어 있고 인공지능 솔루션이 탑재돼 있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점원도 없다. 고객이 앱으로 모비마트를 불러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열된 상품을 스스로 구매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지붕에 장착되어 있는 4개의 드론이다. 고객이 앱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이 직접 배송도 한다. 맥주나 컵라면 같은 식품을 신속하게 주문할 때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다.

따라서 비대면 사회에서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요구된다. 다음이 기술을 가진 사람이다. 기술은 제조업에서 요구되는 단순 기술이 아니라 대기업 수준의 글로벌 한 기술의 소유자들을 말한다. 셋째는 공공관리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나머지는 놀고 먹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비대면 사회가 되면 놀고 먹는 사람들이 50%에 이를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공지능, 자동화, 언택트 사업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현격히 줄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기본소득제나 전국민고용보험 등 실업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최근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앞당긴 비대면 사회,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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