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도 안 돼 동나…스타벅스 사은품 '별따기'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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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  발행일 2020-06-02 제8면   |  수정 2020-06-02
■ 올 여름 한정 사은품 쟁탈전
음료 17잔 구매하면 교환가능
재고현황 현장서만 알 수 있고
하루 입고되는 물량도 극소량
온라인서 웃돈 얹어 거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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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스타벅스 매장 앞. 고객들이 사은품을 구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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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사은품 '서머레디백'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이 끝나고도 최근 대구지역 곳곳에 아침마다 의문의 대기열이 생기고 있다. 이번엔 스타벅스 매장마다 때아닌 '사은품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1일부터 여름맞이 쿠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22일까지 스티커 17개를 모으면 여행용 가방 혹은 간이 의자를 증정한다. 스티커는 음료 1잔당 1개씩 주어지는데, 지정된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을 마셔야 하는 셈이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 동성로 한 스타벅스 매장 앞. 10명의 고객이 말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오픈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기 무섭게 매대로 몰려간 이들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재고 현황이었다. 하루에 한 번 소량 입고되는 사은품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날 해당 점포에 입고된 사은품은 20개가 채 안 됐다. 하지만 맨 앞에 있던 손님이 분홍색 가방 5개를 받아가자 뒷줄에 서 있던 대기자들은 조급해졌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사은품은 동이 났고 "이제 재고가 없습니다"라는 점원의 말에 일부는 황급히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점원들은 몰려드는 주문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은품을 목적으로 방문한 손님들이 모자란 스티커를 채우려 음료를 한꺼번에 여러 잔을 시켰기 때문이다. 오픈 시작과 동시에 주문대기 번호는 이미 40번을 넘어섰다. 사은품 가방을 쟁취한 이들은 인증 사진, 동영상 등을 찍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씨(여·26·달서구 이곡동)는 "눈물이 날 것 같다. 3일 만에 구하기 어렵다는 분홍색 가방을 얻었다. 여행 갈 때 소지품을 넣어서 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동성로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 이날도 10여명이 대기를 하고 있었고 개점 20분도 채 안 돼 준비된 재고가 모두 나갔다. 매장 점원은 "사은품의 부피가 커 한꺼번에 다량 입고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손님이 밀려들어 저희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 사은품 대란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여행용 가방은 비매품으로 받는데 최소 약 7만5천원 소요되지만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10만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사은품을 받는데 필요한 스티커 역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브랜드 입지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웅규 대구대 교수(경영학과)는 "스타벅스는 영리한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스타벅스는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을 하지 않는 고급화된 브랜드로 인식돼 있고, 사은품조차 기대를 품는다. 실제 퀄리티 높은 사은품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자기 과시 욕구를 투영하게 된다. 17잔의 음료가 얼마나 비싼지 의식하지 않은 채 사은품을 위해 음료를 사게 된다"고 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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