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초중고 교사 원격수업 후기] <2> 대구 서동중 강빛나 선생님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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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07:54  |  수정 2020-06-01 07:58  |  발행일 2020-06-01 제14면
동료교사와 강의 영상 제작때 역할 분담, 음악 경우 내용 설명하고 악기 연주하고

원격수업이 온전히 대면 수업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실습 위주의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과목의 수업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 보니 이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시작하면서 특히 고민되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직접 학생이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교사가 관찰하면서 지도해야 하지만, 원격수업에선 대면 수업에서 했던 만큼 지도를 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음악 과목을 맡고 있는 강빛나 대구 서동중 교사로부터 원격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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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빛나 대구 서동중 교사(왼쪽)가 같은 학교 정재화 교사와 함께 수업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강빛나 교사 제공>

원격수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교사가 했을 법한 고민이 있다. 어떻게 하면 대면 수업이 줄 수 있는 효과를 최대한 원격수업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강 교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원격수업이 대면 수업보다 내용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이라도 학생들이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했다.

강 교사는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수업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게 됐다. 이렇게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수업 역량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전에 제작한 강의 영상을 학생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활용형 수업을 선택한 강 교사의 경우, 동료 교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 2학년 수업은 다른 교사와 함께 맡고 있는데, 원격수업 특성상 각자 맡는 반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공유하게 되다 보니 수업 영상을 같이 만들기로 한 것이다.


협업했을 때 수업 내용 더 효과적 전달

예체능 과목 특성상 원격수업 한계도
1대 1 지도·직접 교정 사실상 불가능
반응따라 수업수준·내용 조절 어려워

영상제작에 다양한 매체 활용 위해선
음원 등 사용 저작권 문제가 해결돼야


그는 같은 과목을 맡고 있는 정재화 교사와 함께 수업내용을 정하고, 설명하기 위해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2학년 국악 수업 영상을 제작할 때는 각각 역할을 나눴다. 강 교사는 수업 내용 설명을, 정 교사는 악기 연주 시범을 맡았다. 예를 들어 국악에서 사용되는 장단에 대해서 강 교사가 설명하면, 정 교사가 그에 맞춰 장구 장단을 직접 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업 영상을 제작하면서 수업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게 강 교사의 설명이다.

강 교사는 "혼자 하는 것보다 수업 내용도 수정이나 보완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같이 만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게 수업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체능 수업 특성상 실습이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원격수업의 장점이었다. 강 교사는 학생들에게 주제를 제시하고,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는 음악 수업을 온라인에서 가능하도록 구성해 진행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왜 배워야 할까'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 학생들은 각자 진지하면서도 기발한 생각을 보여줬다는 것이 강 교사의 이야기다.

물론 원격수업이 갖는 한계는 여전히 있었다. 음악 실기 수업의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의 연습 과정을 교사가 지켜보며 1대 1로 지도하고, 필요한 경우 교정을 해야 하는데 원격수업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다른 과목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 수업 내용과 수준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이 강 교사의 이야기다. 특히 수업 영상을 제작할 때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은 음악을 맡고 있는 강 교사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수업 영상에 음원을 포함시키려고 하면 저작권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유튜브 링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 음악 감상 과제를 냈을 때 학생이 직접 음악을 듣고 과제를 하는지 교사가 파악하기 어렵다.

강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자극하고 학습 효과를 상승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수업 자료가 제작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수업 자료를 제작하고, 학생들에게 문제없이 제공하려면 자료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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