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드장비 전격 교체, 성주·김천 주민은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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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  발행일 2020-06-01 제27면   |  수정 2020-06-01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지난주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요격미사일 등의 노후 장비를 새 장비로 전격 교체했다. 장비 수송에는 10여 대의 트럭과 경찰 3천700여 명이 동원됐다. 수송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한미군의 이번 장비 수송은 코로나19 발생 책임론과 홍콩의 국가보안법 통과를 놓고 미중 간 일촉즉발의 대결국면이 가중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미중뿐만 아니라 한중 간 사드 갈등이 재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 일련의 과정에서 성주와 김천지역 주민들이 철저하게 소외된 것은 큰 문제다.

현 정부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미중의 눈치를 보면서도 성주·김천 지역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미중 간의 패권 싸움에서 한국의 입장이 곤란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눈치만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새 장비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반입한 것은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인 반면, 중국에 대해 장비 배치 사실을 사전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한 조치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우리의 국방과 무관하지 않고, 더욱이 배치 지역 주민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하고, 관련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명백히 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사드 문제가 과거 정권 때 일이라는 이유로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한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이며 정권이 교체된 이상 현 정부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정부는 우리의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사드 문제에 대해 합당한 논리로 주변국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강대국의 눈치만 보는 국방과 외교 자세로선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동시에 성주·김천 주민들을 언제까지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 사드 장비가 배치된 이상 관련 지역이 요구하는 보상 및 개발 대책을 실행하고, 사드 반대 단체들에게도 명분을 줘야 한다. 냉철한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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