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은 정상적 감정…불확실함 받아들여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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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  발행일 2020-06-02 제18면   |  수정 2020-06-02
■ 코로나19 극복 '마음건강 지침'
과도한 불안은 몸·마음 소진시켜
반복적 뉴스정보는 스트레스 가중
가족·친구·동료와 연락하며 소통
규칙적 생활…운동으로 활력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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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월18일 대구 첫 확진자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던 시기는 지났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등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는 상황이지만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뤄지면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천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3%포인트)를 한 결과 코로나19로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 이런 정도가 '매우 심하다'는 비율은 1.8%로 나타났다. 이에 응답자 절반(49.6%)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시·도별 불안·우울감 비율은 대구시민이 65.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국 평균보다 약 20%포인트 높았다. 이런 탓에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건강지침을 내놨다.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내놓은 마음건강지침의 1번은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감염 위기상황에서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고, 불안은 순기능도 있다. 불안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불안은 우리를 지나치게 예민하게 만들고, 몸과 마음을 소진시켜 면역력에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의 방역도 중요한 시기다.

2번은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자'다. 감염에 대한 불안은 끊임없이 정보를 추구하게 하지만, 불확실한 정보는 오히려 불안과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어렵게 한다. 뉴스를 백 번 본다고 해서 내게 필요한 정보가 백 번 얻어지지 않는다. 정보의 선별에 우선순위를 두어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집중하며 SNS와 뉴스를 시간을 정해놓고 보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3번은 '혐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위기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의 책임 있는 행동과 방역에 대한 협조가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혐오는 감염위험이 있는 사람을 숨게 만들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특정인과 집단에 대한 인신공격과 신상 노출은 트라우마로 2차 피해를 만들 수도 있다. 우리의 적은 감염병이지 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불필요하게 같은 편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4번은 '나의 감정과 몸의 반응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약간의 걱정, 불안, 우울, 외로움, 무료함이나 수면의 어려움, 신체적인 긴장은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다. 현재 발생한 일 또는 앞으로 일어날 일이 위험하거나 위협받고 있다고 인식할 때 불안감이 생기며, 이는 두근거림,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같은 신체적인 긴장 반응을 유발한다. 전염병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안과 긴장은 타당한 반응이지만, 과도한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압도되고 있거나 특히 불면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정신건강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5번은 '불확실함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감염병 유행 상황이 빠른 시간 안에 종식되기를 바라는 강한 소망 때문에 마법적인 조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종 전염병은 축적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확실함을 그저 정상적인 상황으로 수용하며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스스로 통제 가능한 활동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변과 소통하며 함께 이겨내자

6번은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다. 감염 위기 상황에서는 외부활동이 제한되어 운동, 사회적 만남 등 자신이 좋아하던 기존의 사회적 교류와 업무 등의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외로움, 소외감이 찾아올 수 있다. 화상 전화, 메일, 온라인 등을 이용해서 가족과 친구, 동료 등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 7번은 가치 있고 긍정적인 활동의 유지다. 긍정적인 감정과 행동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주위 사람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일 수 있다. 어렵지만 이 시기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활동을 늘려 편지를 쓰거나 매일 일기나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다.

그리고 8번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활동의 제한으로 일상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가벼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활력을 유지하고, 특히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깨는 것이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9번은 '주변의 아프고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코로나는 치사율은 낮지만 고령자, 만성질환자, 장애인에게는 높은 위험성을 보인다. 스트레스가 많고 병원에 가기 힘든 시기에 만성질환, 정신질환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은 치료가 중단되어 재발을 경험할 수도 있다. 주변의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자가격리자에 대한 연구에서도 이타적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심리적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남을 돕는 이타적인 행동이 나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은 '우리 서로를 응원해주는 것'이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이다. 지금도 어려운 지역으로 달려가는 수백 명의 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악플 대신 감사의 글과 응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사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곽호순 정신과 전문의는 "코로나19는 큰 위기다. 그런 만큼 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면서 "특히 자신 혼자가 그런 어려움과 우울감을 겪는 것이 아닌 만큼 몸은 멀리해야 한다 하더라도 마음으로 서로 교류를 하면서 이 위기를 함께 이겨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코로나블루 극복' 중요한 4가지


① 방역당국의 정확한 뉴스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는다

② 혐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의 책임 있는 행동과 협조가 중요

③ 과도한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압도되고 있다면 정신건강전문가와 상담해봐야

④ 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으로, 취약계층에 관심가지고 서로 응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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