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사망' 시위 140개 도시 확산…한인 상점도 당했다

  • 입력 2020-06-02 07:47  |  수정 2020-06-02 07:56  |  발행일 2020-06-02 제13면
워싱턴DC등 15개주 방위군 소집 투입된 군병력만 5000명
엿새째 유혈시위에 美전역 무법천지…40개도시 통행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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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분노한 시위대가 지난달 31일 수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차량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 남성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의 유혈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휴일을 맞아 미국 140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과 폭력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계속 늘어 2천500명에 이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주 방위군을 소집한 지역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15개 주로 늘었다.

전국 시위 현장에 투입된 군 병력은 모두 5천명이며, 2천명이 추가로 배치될 수 있다고 방위군은 밝혔다.

시위 격화로 미국 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40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도시에 통금령이 일제히 내려졌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도 워싱턴D.C.와 뉴욕·로스앤젤레스(LA) 등 도심의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방위군이 배치된 워싱턴DC의 백악관 인근에서는 또다시 불길이 솟아올랐다.

백악관과 마주한 라파예트 공원과 세인트 존 교회에서 화재가 일어났고, 경찰은 최루탄과 최루액 분사기(페퍼 스프레이)를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불의의 사태를 우려, 직원들에게 출입증을 숨기고 출퇴근할 것을 안내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LA에서는 전날 명품 상점이 즐비한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 등지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난 데 이어 이날 LA 외곽 롱비치와 산타모니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플로이드가 숨진 곳으로 최초로 항의 시위가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폭동은 잦아들었으나 도심 외곽 35번 고속도로에서 점거 시위가 이어졌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로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는 이날 오후 5시(중부시각 기준)를 기해 모두 폐쇄됐다.

일반 시민과 시위대 간 유혈 사태도 일어났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한 남성이 시위대를 향해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를 휘둘렸고, 수십명이 달려들어 이 남성을 구타했다. 곧이어 이 남성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사지가 뒤틀린 채 실신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백인 남성은 시위로 도로가 막히자 활과 화살을 들고 차량 밖으로 걸어 나와 시위대를 겨냥했고, 시위대는 이 남성을 집단 구타했다.

이밖에 미니애폴리스 외곽 고속도로에서는 트럭 운전사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시키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각 지역 한인회에 따르면 흑인 사망 시위가 처음으로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에서 한인 상점이 털리고, 기물이 파손되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접수됐다.

미니애폴리스 일대에서는 지난달 28∼29일 한인 상점 6곳이 약탈·방화 피해를 봤다.

한인 상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28년 전 LA 폭동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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