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호 법안' 접수 경쟁..."보여주기식에 불과" 지적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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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  발행일 2020-06-02 제6면   |  수정 2020-06-01
실제 법안 통과에는 영향 안미쳐...역대 국회서도 '반타작'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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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1일 국회 의안과에 제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일명 '사회적 가치법'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법안 접수 첫 날인 1일 일부 의원들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하며 '1호 법안' 경쟁을 벌였지만 '보여주기식 행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1호 법안'은 법안 통과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역대 국회 성적도 '반타작'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이날 오전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사회적가치법안)'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접수시켰다. 박 의원의 보좌진들은 '21대 국회 1호 법안' 발의를 위해 4박5일 동안 본청 의안과 앞에 대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역대 국회 개원 때마다 일부 의원들이 '1호 법안' 경쟁을 벌였지만 그에 따른 언론 홍보효과만 얻었을 뿐 실제 법안통과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 1호 법안은 민주당 박정 의원이 발의한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었다. 당시 박 의원 보좌진들도 의안과 앞에서 3일간의 철야 끝에 1호 접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소관 상임위의 법안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19대 국회 1호 법안은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김정록 의원이 발의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었다. 다행히 다른 법안들과 합쳐진 '대안'에 반영돼 통과됐다. 또 18대 국회의 1호 법안인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의 '종합부동산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도 대안으로 통과했다.

반면, 17대 국회 1호 안건인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 안명옥 의원의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과 1호 법안인 같은 당 이인기 의원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모두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15·16대 국회의 1호 법안은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의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김 의원은 15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임기만료로 폐기되자 16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 통과시켰다.

결과적으로 역대 국회 1호 법안들은 15대 임기만료 폐기, 16대 통과, 17대 임기만료 폐기, 18·19대 대안 통과, 20대 임기만료 폐기로 나타나 통과율이 절반 수준이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탕, 재탕, 3탕 법안으로 고작 저 사진 하나 찍으려고 보좌진들에게 4박5일 교대로 밤을 새우게 하는 것이 한국의 노동현실"이라며 1호 법안 경쟁을 비판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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