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기부 포항 고석사 금담 스님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되길"

  • 강명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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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3   |  발행일 2020-06-03 제13면   |  수정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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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고석사 주지인 금담 스님이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고 있다.

포항 남구 장기면 고석사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7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선덕여왕 7년 어느 날 홀연히 동쪽에서 세 줄기 빛이 일어나 3일 동안 서라벌(경주) 왕궁을 비추었다. 신기하여 그 빛을 따라가 보니 땅속에서 큰 바위가 솟아 나와 있고 빛이 왕궁 쪽을 비추어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바위에 미륵부처님을 새겨 모셨다고 하여 고석사(古石寺)라 하였다고 한다. 불국사의 말사다. 법당건물은 지형의 특이한 점을 잘 살려서 간결하고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고석사 주지 금담 스님은 요즘 1일 1식 하면서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하루 4차례(오전 6시·10시, 오후 2시·6시) 기도를 하고 있다. '고석사는 자비를 실천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스님은 소박하게 살면서도 재난지원금 모두를 기부하고, 장기면에도 어려운 분을 위해 기부금을 냈다.

어느 날 고석사로 전화 한 통이 왔다고 한다. "급식업체에 납품을 하던 사람인데, 아이들도 어리고 부인이 아파서 먹고살기도 힘듭니다. 도와주십시오. 죽으려다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이 전화를 받은 금담 스님은 두말하지 않고 "용기를 내고 잘 사세요"라는 말을 하고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송금을 했다고 한다.

금담 스님은 "그분이 돈을 갚고 안 갚고는 그 사람의 맘이다. 힘든 집안의 가장을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 돈은 부처님의 보시금"이라고 했다.

고석사는 등산로와 이어진 곳에 있어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금담 스님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사람들이 편안해지고, 누구라도 편히 찾아 오고 쉬어 갈 수 있는 쉼터 같은 고석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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