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뛴 덴탈마스크 가격 언제 꺾이나..."마스크가격 안정화" 목소리

  • 정우태,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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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3 07:27  |  수정 2020-06-03 08:29  |  발행일 2020-06-03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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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 반월당 지하상가 한 잡화점 앞 매대. 덴탈 마스크 12장이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마스크 가격 안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철에 맞는 얇은 덴탈마스크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중 판매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반면, 찾는 이들이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는 공적마스크는 가격이 그대로인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향후 마스크 가격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덴탈 정도로 얇은 '비말차단용'
이번 주말 전에 공급가능 기대
덴탈은 생산 2배로 늘릴 계획

공적마스크, 여전히 1500원
생산량比의무공급률 낮추면
판매가격 변동 있을 것 예측

◆귀한 몸 덴탈마스크 가격은 언제 안정되나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덴탈마스크가 인기를 얻고 있다. 두꺼운 보건용마스크는 더운 날씨에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어 장시간 착용하는데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덴탈마스크 사용이 공중 보건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지난달 26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한 권고안을 통해 코로나19 유행이 장기간 지속할 때 보건용마스크보다 덴탈마스크가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KF94 혹은 N95 마스크는 비말(침방울)을 포획하는데 기능이 우수하지만 얼굴과 마스크 모서리가 밀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며 오랜 시간 착용하기에 편리하지 못하다는 것이 김 교수 측의 설명이다. 또한 필터가 습기에 취약해 장시간 착용 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술용 마스크(덴탈마스크)는 오래전부터 착용자 비말 전파를 막는데 효과적이라고 검증됐다. 면마스크는 비말 방지 효과가 떨어지므로 수술용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경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문제는 덴탈마스크의 높은 가격이다. 급격히 더워진 날씨와 단계별 개학의 영향으로 찾는 이들이 늘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2일 오후 취재진이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약국과 잡화점을 가보니 덴탈마스크 가격은 장당 국내산은 1천원, 중국산은 700~800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장당 2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배 가격이 폭등한 셈이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소형마스크는 구하기가 더 힘들어 온라인상에서 가격이 12배 이상 오른 사례도 있었다. 초등 2학년인 딸이 착용할 마스크를 사러 나왔다는 이모씨(여·37)는 "아이가 학교에서 계속 쓰고 있으면 답답해할까 소형 덴탈마스크를 찾고 있다. 너무 싼 제품은 품질이 좋지 않을까 걱정돼 적당한 가격대 제품을 고르려고 하는데 대체로 너무 비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덴탈마스크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화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수정 고시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 조정조치'에 따르면 덴탈마스크와 유사한 두께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고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기존 덴탈마스크와 거의 유사한 입자 차단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주말 이전에 국민들께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덴탈마스크 생산량도 기존 하루 50만장 수준에서 6월 중순에는 100만장까지 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고 쌓이는 공적마스크 가격은 더 안 내리나

공적마스크 제도가 1차적으로 종료되는 오는 30일까지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적마스크제 연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식약처와 관련 업계 등이 협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현재 계약 내용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1천500원인 공적마스크 가격은 생산업체 900~1천원, 유통업체 100~200원, 약국 400원 등을 합해 구성돼 있다.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리기 위해서는 생산·유통·판매를 담당하는 3곳과의 협의가 필요한 셈이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조달청과 계약을 맺은 생산업체 동의가 필요한데 원자재 및 인건비가 상승해 계약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각 업체들은 그동안 격무에 시달렸고 물류·인건비를 고려하면 마진이 크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판매처인 약국도 카드 수수료, 세금 등을 계산하면 판매가를 낮추라 요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다만 마스크 생산량 대비 공적마스크 의무 공급 비율이 80%에서 60%로 줄어들면서 가격 변동이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출 허용된 물량 10%를 제외하더라도 민간에 유통되는 물량이 10%가량 증가하면 자연히 민간 시장 가격이 형성되고 향후 공적마스크 가격 논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상승한 것은 유통과정상 발생한 문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시스템도 개선이 함께 이뤄졌다. 제2의 마스크 대란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일 대구약사회장은 "지금은 곧 출시될 '비말차단용 마스크' 가격 형성이 중요한 이슈"라며 "더운 날씨에 KF 마스크를 찾는 시민이 상당히 줄었다. 일부 잡화점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1천원에 내놓기도 하는데 사실상 미끼상품으로 효과가 떨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공적마스크 제도는 안정된 물량을 안정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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