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lassical : Ceramic 도자예술은 어디로 향하는가

  • 이은경
  • |
  • 입력 2020-06-04   |  발행일 2020-06-05 제16면   |  수정 2020-06-04
세라믹, 공예 매체가 가지는 예술적 실험
영천 시안미술관 28일까지 특별기획전
026
변보은 BYEON BO EUNAbout tree cells, Ceramic, Installation, 2019
006
김민재 KIM, MIN JAEThe ceramodel type 6, Ceramic, 17.5x6.5x47.0cm, 2019
019
이희숙 LEE HEE SUK불규칙속의 조화(Harmony in irregularity), Ceramic, Installation, 2020


오늘날 도자 예술은 어디에 서 있는가. 실용성과 예술성 사이 어디쯤에서 그 예술적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는 도자 예술 '세라믹'의 예술적 실험이 돋보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영천 시안미술관은 2020년 상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세라믹(도자)을 조명하는 'Post Classical : Ceramic- 도자예술은 어디로 향하는가'를 오늘 28일까지 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2020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 공모전으로, 세라믹이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지는 위치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전시다.


공예적 과정에 집중하여 시대적 맥락에서 세라믹을 조망하는 이 전시에는 도자의 특성을 현대 예술로 승화한 작업들이 주로 선보인다. 김민재, 변보은, 이희숙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 세 작가는 기존의 세라믹이 구성하는 자기 형태를 벗어나 현대적으로 작가만의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들이다. 


김민재 작가는 '로봇'을 주제로 한 세라믹 조소 작품을 전시한다. 유년기 꿈꾸던 영웅과 신화적 상상을 소재로 세라믹 로봇을 구현해 온 작가는 로봇 캐릭터를 활용해 자신만의 사건과 에피소드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구현했다. 세라믹 작업 전 드로잉 개념으로 작업한 페인팅과 세라믹 입체로 구현된 실물을 동시에 전시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로봇의 일부를 이루는 각각의 부품 조각을 세밀하게 묘사한 세라믹 드로잉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변보은 작가는 생물 현상을 탐구하는 추상미술인 '바이오모픽 아트'를 세라믹으로 구현했다. 수차례의 유약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금박을 입혀 화려함까지 더했다. 나무에서 발견되는 식물 세포의 형태와 배열, 구조, 색 등을 주관적 해석으로 표현한 부조 시리즈가 전시된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미시적 관점으로 형상화 한 작품은 세상 만물의 근원에 대한 사유로 우리를 이끈다.


세라믹 디자이너 이희숙 작가는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사구의 수많은 형태를 도자의 유기적인 선으로 나타낸 '사구시리즈'를 선보인다. 사구가 변화하는 찰나의 순간과 이를 무한 반복하며 지나온 영겁의 시간을 동시에 표현하는 작업이다. 사구의 형태를 작은 유닛으로 제작한 뒤 이를 배열해 완성한 작품은 무한히 변화하는 자연 현상의 모습을 통해 예술적 표현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과 함께 이들 작가가 작품 제작을 위해 사용한 수십개의 석고 몰드와 가마, 물레 등의 장비들도 선보인다. 재료 준비와 성형 단계를 거쳐 수차레 굽고 건조하기를 반복하는 지난한 노동이 집약된 세라믹 공예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