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표류 '대구 취수원 이전' 드디어 해법 나오나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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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3   |  발행일 2020-06-03 제3면   |  수정 2020-06-03
환경부 '식수원 안전 확보 용역' 내달쯤 마무리
통합물관리·무방류시스템 타당성 여부에 지역사회 촉각
대구시-경북도-구미시 이르면 이달말 본격 협의 들어가
운영비 분담은 의견접근…환경부 '지자체 중재카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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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매곡취수장 일원 전경. 취수원을 이곳에서 구미산단 상류지점으로 옮기려했던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 논의가 최근 들어 취수원 다변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영남일보 DB〉
15년째 표류해 온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이 정부의 조정하에 다음 달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엔 정부가 대구·경북(구미) 등 각 지자체와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접점을 찾기 어렵자 관련 용역기간을 4개월 늘렸다. 최종 용역결과는 다음 달쯤 나온다.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들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복잡한 고차방정식과 같은 낙동강 수계내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한 협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지역 물관련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논의의 초점은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방안과 구미산단 폐수 전량 재이용(무방류 시스템) 타당성 여부다. 이중 난제는 영남권 5개 지자체가 연계된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방안 확보다. 부산·경남·울산도 저마다 안전한 식수원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조금씩 엇갈린다. 대구 취수원 이전문제도 이 속에서 논의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가 용역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말쯤 해법을 제시하기로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4·15 총선,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던 올해는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논의가 더 어려웠다. 환경부도 지난달부터 각 지자체와 개별적 접촉을 시작했다. 아직 이해당사자인 영남권 5개 지자체와 환경부가 함께 논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초조하기만 하다. 낙동강 상류 인근으로 취수원을 이전하려는 대구시는 구미시·경북도와 중지를 모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이에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논의와 관련, 특정 입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취수원 다변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구미 해평광역취수장 공동사용을 고집하다가 임하댐 및 영천댐 물 이용, 강변여과수 개발 등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겠다는 것.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구미와의 관계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 구미를 자극할 수 있는 행보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환경부도 복수의 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의견접근을 본 것은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은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시스템 설치를 기본 전제로 하기로 했다. 무방류시스템 설치비는 3천500억원 내외이고, 국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연간 운영비는 지자체에서 분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구미뿐 아니라 낙동강을 원수로 쓰는 대구시 등 각 지자체가 지역 수계기금을 통해 부담하자는 것이다.

취수원 이전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관로 설치 사업비는 현재 정부(국비)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각각 3대 7 비율로 분담하는 쪽으로 설계되고 있다. 대신 취수원이 어디로 이전되든지 광역 상수도 기능을 하기 때문에 대구시 등은 물값을 보전해야 한다. 이는 상수도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에 난관은 있지만 예전과는 접근방식이 다르다"며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용역결과로 나오는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 정부가 의견을 조율하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은 1991년 페놀사고 발생을 계기로 2006년부터 대구시가 정부에 건의해 온 사업이다. 대구시민 70%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 원수의 수질안전이 계속 위협받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서다. 초창기엔 대구의 식수원을 구미산단 상류로 옮기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2014년에는 국토교통부 용역결과, 구미산단 상류지점 강변여과수 개발, 해평취수장 이전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구미시가 수량부족, 수질악화, 상수원보호구역 확대 등에 따른 재산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해 진척이 없었다.

환경부는 이에 지난해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연구용역(10억원), 구미폐수 무방류시스템적용연구용역(10억원)을 동시에 발주했다. 당초 3월 말까지 용역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지자체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용역기간도 4개월 늘어났다. 환경부가 이달 말 어떤 협상카드를 들고 지자체를 설득할지 주목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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