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멸종위기종 황새-두루미, 의성 안계들에 등장... 조류학계 비상한 관심

  • 박진관
  • |
  • 입력 2020-06-02 17:48  |  수정 2020-06-03 16:14  |  발행일 2020-06-03 제2면
2020060201000099500003231
지난달 30일 의성군 안계들녘에서 희귀 진객 황새(왼쪽)와 두루미(오른쪽 흰새)가 동시에 나타나 조류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성군 안계면 오미정씨 제공>

1급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황새(천연기념물 199호)와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 의성 안계 들판에 나타나 조류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탐조동아리 회원인 이장임씨(의성군 단밀면)와 오미정씨(의성군 안계면)는 '버드워칭(bird watching)'을 하다 안계평야에서 황새와 두루미가 개구리·미꾸라지를 잡으며 함께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황새와 두루미는 충남 예산 황새공원과 구미 해평면 조류생태환경연구소(소장 박희천 경북대 명예교수)가 복원해 방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리에 'B76'이란 발찌를 찬 황새의 이름은 '청정'으로 3살 암컷이고, 두루미는 4살 수컷으로 이름이 '두루'라고 알려졌다. 각각 2018년 7월과 2019년 10월에 서식처였던 예산과 구미를 떠나 한반도 전역을 날아다니다가 안계 들녘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황새는 한반도의 오랜 텃새였으나, 1971년 충북 음성에서 한쌍이 멸종된 뒤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다. 1996년 한국교원대 김수일·박시룡 교수 등이 복원에 성공해 2015년 예산황새공원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약 80마리를 방사했다. 


두루미는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사계절 관찰이 가능했으나, 지구온난화로 지금은 겨울철에만 볼 수 있다. 매년 늦가을에 날아와 봄이면 북방으로 떠난다. 두루미는 박희천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가 2005년 복원을 시도해 현재 약 50마리를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두루'도 이 가운데 하나다.


박희천 교수는 "'두루'는 지난 10월 처음 해평면 낙동강변에 방사됐다. 지난해 겨울을 나기 위해 해평평야를 찾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두 마리와 함께 어울리다가 북방으로 가지 앉고 지금까지 선산·의성 일대에 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정'과 '두루' 두 진객이 의성의 명물이 될 수 있도록 의성군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보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진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