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마저 집어삼킨 코로나19' 열자니 감염 걱정, 접자니 경제난…경북 '어쩌나'

  • 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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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5 07:17  |  수정 2020-06-05 07:25  |  발행일 2020-06-05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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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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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영주선비문화축제. 코로나19로 각종 축제가 취소 혹은 연기되면서 축제에 따른 지역 경기 부양 효과도 사라졌다. 〈영주시 제공〉

바이러스가 축제도 집어삼켰다. 코로나19 사태로 경북 각 시·군의 축제와 대규모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 차원에서 과감히 행사를 취소한 지자체가 있는 반면 일단 하반기로 연기한 후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며 최종 결정하기로 한 지자체도 있다. 감염병 확산과 경제 살리기 사이에서 각 지자체의 고민이 엿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여름·가을 축제마저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1년에 몇 안 되는 축제·행사 특수마저 놓치게 될 처지에 놓이면서 음식점 등 소상공인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취소…취소…취소

포항시는 정월대보름 행사(2월8일)에 이어 단오절민속축제(6월25일)를 취소했다. 또 2년마다 열리는 포항시민체전을 비롯해 죽장고로쇠축제·장기산딸기축제 등 지역 대표 농수산물 축제를 줄줄이 취소했다. 정월대보름 행사 예산 9천800만원은 1회 추가경정예산 심사를 통해 전액 삭감됐으며, 취소된 나머지 행사 예산도 2회 추경에서 삭감될 전망이다.

경주에선 매년 벚꽃 개화기에 맞춰 열리던 경주벚꽃마라톤대회가 취소됐다. 지난 4월 대회가 취소됨에 따라 경주시는 미리 접수한 참가자의 참가비를 전액 환불했다. 당초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1만4천여 마라토너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줄취소된 축제 예산 전액 삭감
마라톤 참가비 환불 사태까지
지역사회 특수 실종에 실망감



울진군 역시 지난 2월 말 계획했던 붉은대게축제를 취소하고 축제예산 3억5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축제 취소로 울진군에서 기대했던 약 2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건너갔다. 청도군은 정월대보름 행사, 소싸움축제, 반려동물 위한 콘서트 등을 전면 취소했다. 취소된 축제 예산 7억원은 코로나19 피해지원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덕군은 매년 5월 열던 물가자미축제를 취소하고 축제예산 9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칠곡군도 올해 아카시아꽃축제를 취소하고 예산 4천620만원을 1차 추경에서 전액 삭감했다. 축제 취소로 지천면 소상공인과 양봉 농가가 적잖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름방학 시즌에 열리는 인형음악극축제도 취소가 결정돼 예산 9천6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아카시아꽃축제와 인형음악극 예산은 코로나19 극복에 투입된다. 칠곡지역 최대 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은 타 지자체의 동향과 추이를 살펴가며 결정할 예정이다.

영주에선 '한국선비문화축제' '소백산철쭉제'가, 영양에선 '산나물축제'가 전격 취소됐다. 5월2일과 30일 각각 개최 예정이던 한국선비문화축제와 소백산철쭉제는 당초 연기를 결정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됨에 따라 결국 취소됐다. 예산 6억3천만원이 들어가는 한국선비문화축제는 지난해 예산과 부대 비용을 제외하고도 54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고용 등 생산유발 효과까지 고려하면 이번 취소로 1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5월7일부터 4일간 개최 예정이던 영양 산나물축제는 지난해 16만여명이 축제장을 다녀가 산나물 판매 등으로 약 56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뒀다. 영양군은 간접 경제효과까지 합치면 올해 행사 취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70억원 이상일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3~4월 계획됐던 봄꽃 축제도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혔다. 안동 '벚꽃축제'와 의성 '산수유축제' '남대천벚꽃축제'는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취소됐다. 남대천벚꽃축제는 올해 첫 개최 예정이어서 지역사회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구미시가 취소한 2천만원 이상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는 모두 12건이다. 관련 예산 4억9천600만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생활지원비·소상공인경제회복비·아동양육비·청년일자리지원예산 등으로 사용됐다. 취소된 행사 대부분이 지역경제와는 거리가 멀어 경제적 손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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