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방관의 선택…英 소방구조 시스템을 바꾼 매뉴얼

  • 입력 2020-06-06   |  발행일 2020-06-06 제14면   |  수정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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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북하우스/ 396쪽/ 1만6천500원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삶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돌이켜보면 그 선택은 늘 후회만 남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대부분의 선택이 삶에 그다지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생사를 가르는 것이라면,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의 목숨이 달린 선택이라면?

내리는 모든 결정 하나하나가 생명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소방 지휘관인 저자가 20년 현장 경험과 10년의 심리학 연구 성과를 담은 책이다.

불길은 거침없고 매캐한 연기는 숨을 막는 화재 현장. 정보는 불확실하고 숙고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당신이 소방관이라면 과연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포기할 것인가.

짜장이냐 짬뽕이냐도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하는 '결정장애'로 괴로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책은 늘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도 매번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위로한다. 저자는 자신의 업무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최선의 의사 결정법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그녀가 개발한 의사 결정법과 훈련 시스템이 영국 전역의 소방 구조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왔고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까지 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대부분의 결정이 직관적으로 이뤄진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직관적 의사 결정에 맞는 훈련법과 현장 매뉴얼, 사후 평가 방법 등을 고민하고 제안했다.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정신적 외상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되면 결정은 좀 쉬워질까.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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