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김여정의 담화문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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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5   |  발행일 2020-06-05 제22면   |  수정 2020-06-05

김여정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민원처리 엄청 빠르네." 정부의 '대북전단' 관련 움직임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대북전단에 대한 북한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정부가 즉각적으로 답한 것을 비꼰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문을 발표했고, 정부는 4시간여 만에 '금지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고도 했다.

네티즌 상당수는 정부와 북한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휴전선 초소 총을 쏴도, 핵미사일 발사해도 말도 한마디 못하는 정부가 김여정 한마디에 호들갑을 떨고 있다" "언제 북한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기나 했나? 북한의 협박도 문제지만, 협박하면 바로 꼬리내리고 조아리는 모습에 더 화가 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실제 북한이 자신들의 9·19 군사합의 위반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필요할 때만 군사합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남북접경인 창린도에서의 해안포 사격과 최근 북한군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북측에 항의했지만, 북한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권 지지층의 반응은 다르다. "남북관계 훼방놓는 토착왜구와 탈북자들 북으로 날려 보내는 법을 만들어라"며 오히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단체를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문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 3월 청와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시'라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의 이 담화문에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에도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정부가 신경을 쓰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김 위원장의 뜻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조진범 인터넷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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