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맞은 대구대 김상호 총장 "수년간의 재정적자 악순환 끊어…융복합 전공 개설 혁신인재 양성"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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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8 07:52  |  수정 2020-06-08 07:59  |  발행일 2020-06-08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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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대구대 총장이 지난 4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대 학생을 위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추가 연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일 김상호 대구대 총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학본부 총장실이 아닌 과학생명융합대학(옛 물리동) 건물 1층 한 사무실에서였다. 이 사무실은 8일부터 총장학생상담실, 즉 제2 총장실로 바뀐다. 김 총장이 캠퍼스 중심에 위치해 학생들의 이동이 많은 이 건물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매주 월·수·금요일 3일간 낮 12시~오후 2시, 오후 5~7시에는 이곳에 상주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 총장은 "25년 만에 법인 정상화가 돼 구성원 간의 갈등이 사라진 점이 근래 학교 발전의 매우 큰 요인"이라면서 "학과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통해 학생들이 만족하는 대학 구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벌써 2년이 됐다. 지난 2년간 거둔 성과라면.

"지난해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균형 예산을 편성해 재정 건전성 확보에 힘썼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 지출을 과감히 줄였다. 하지만 학생과 교육을 위한 예산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액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학 구성원들의 협조 속에 수년간 이어오던 적자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던 것도 성과 중 하나다. 우리대학은 전국 어느 대학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대학 자율화가 잘돼 있다. 위기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대학 자율화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구상은.

"'사랑·빛·자유'라는 건학이념 구현이다. 대구대는 건학이념 구현 측면에서 보면 전국 어느 대학보다도 특성화가 잘된 종합대학이다. 사회복지, 특수교육, 재활과학분야는 세계적인 대학이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이 특성화 분야를 세계화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가 적었다는 점이다. 이들 분야의 특성화를 촉진하고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학 건학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총장 직속으로 장애인위원회와 DU인권위원회, 창파연구원 등을 신설하고 건강한 삶과 인권 향상, 차별 철폐 등을 위한 제도 개선과 융복합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창파연구원은 관련 학과 교수들이 다 참여해 세계적 연구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건학이념을 구현해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명문대로 나아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임시이사체제 극복하고 정이사 체제로
대학발전 위한 투자·결정 기반 마련돼
퓨처 모빌리티 R&D시티 사업 추진 중
4차산업 인재육성 거점대학 역할 기대

전국대학 첫 전교생에 '코로나 장학금'
올해 여름 계절학기 수강료 50% 감면
통학버스 온라인 예약시스템 도입도
내년초 600여명 수용 행복기숙사 완공

도시철도1호선 하양 연장 혜택서 소외
최소한 동서오거리까지 이어지길 바라



▶학생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여건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대학 자체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통학하고 머물고 싶은 캠퍼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통학하는 학생들의 거주지를 전수 조사해 통학버스 노선을 대폭 개편했고,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내년 초 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복기숙사가 완공되면 학생들의 정주 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대학 캠퍼스 중심 지역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음식점, 카페, 서점 등 편의시설을 입점시켜 공부도 하면서 먹거리·즐길거리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구역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입시가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구대는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입시는 교육과 취업 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경쟁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원하는 곳에 취업이 돼야 입시의 성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이 입시를 잘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취업에 대해 더욱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총장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역 기업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일터가 될 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교육 현장에 반영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학생 취업을 직접 챙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총장으로 취임한 후 기구를 격상해 진로취업본부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기업을 방문할 때는 총장 명함 대신 진로취업본부장 명함을 건네며 학생 취업을 당부했다. 또 취업 부서의 업무가 명목적인 취업 지표 관리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 취업 질의 실질적인향상에 힘쓰도록 노력했다."

▶대학이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도 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상적인 부분이 아마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먼저 재난지원장학금을 지급했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 그 배경 설명을 부탁드린다.

"학생들의 생활 지원과 학업 장려를 위해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1만7천여 전교생에게 10만원의 특별장학금을 지원했다. 또 이번 여름방학 계절학기 수강료를 50% 감면했고, 1학기 때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학생들의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학기당 최대 수강 학점보다 3학점을 더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학생 중심의 행정을 해 나가기 위해 평소 총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 대표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대구대는 총장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법인 정상화가 이뤄졌다. 오랜 임시이사 체제를 벗어났다. 향후 대학과 법인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 보인다.

"정이사 체제는 대학 발전을 위한 과감한 결정과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다. 오랜 임시이사 체제를 극복하고 지난해 3월 정이사 체제를 맞이한 우리 대학은 대학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대학은 법인과의 협력적인 관계 설정을 통해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지난 1년은 법인과 대학 간 협력적 관계 설정을 위한 조정 기간이었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법인과 대학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대학이 직면한 현실이 만만찮다.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육성을 위한 대학혁신도 중요해 보인다.

"우리 대학과 같은 지방 사립대의 역할은 지역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드론·자율주행차 등의 등장과 함께 자동차부품 산업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경북도·영천시 등과 함께 미래형 교통수단 연구개발(R&D)과 테스트베드 및 테마파크 등이 융복합된 '퓨처 모빌리티 R&D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동편 유휴 부지에 지역 혁신성장의 거점인 퓨처 모빌리티 R&D시티가 조성되면, 대학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관련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거점 대학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망한 수리빅데이터학부·신소재에너지시스템공학부·융합산업공학과·인공지능전공·정보보호전공 등을 신설했으며, 이 외에도 웰니스케어(특수교육 및 재활과학), ICT융복합(스마트&그린 자동차), 신재생·그린환경(신소재·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융복합 전공을 개설해 미래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사실 대구대가 대구도시철도 하양 연장을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했는데 캠퍼스까지 노선 연장이 안돼 아쉽다.

"우리 대학의 숙원 사업은 대구도시철도를 유치하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수년 전 하양 지역 대학들과 함께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을 주도했지만 그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2022년 완공 예정인 1호선 하양 연장으로 하양 지역 인근 대학들은 큰 호재를 맞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학생 수를 자랑하는 우리 대학은 제한적인 연장 효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하철유치위원회를 설치해 대응 조직을 갖추고, 경북도와 경산시·영천시 등과 함께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순환선 구축 또는 영천시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공사 중인 하양 연장 공사가 하양역이 아닌 최소한 하양읍 동서오거리까지 연장돼 향후 추가 연장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되길 간곡히 요청드린다. 언론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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