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 "아파트 경비원 여러분 힘내세요"

  • 박태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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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0   |  발행일 2020-06-10 제12면   |  수정 2020-06-10
임대아파트 경비원에 생필품
"주민들이 가족처럼 대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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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과 밥동이봉사단원들이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전달할 선물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시 동구 숙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 권순오씨와 김보민씨가 선물상자를 들고 들어서자 관리소장과 경비원들이 박수를 치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들이 전달한 물건은 손 선풍기와 부채·타월·비타민·장갑·초코파이 등 생필품과 간식을 넣은 선물상자다. 아파트 경비실 입구에 부착할 '힘내세요! 당신은 소중한 우리 가족입니다'라는 스티커도 있었다.

선물 전달 후 떠나는 봉사센터 직원들에게 경비원과 관리소 직원들이 모두 인사를 했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무슨 일일까?

지난 5월10일 서울시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폭력으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민적 공분은 컸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 '고다자'(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도 쉽다)라고 불리는 고령층 비정규직들의 삶이 노출되고 우리 사회의 치부가 드러났다.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은 이런 사회적 차별을 없애고 경비원들 사기를 올릴 선물을 전하기로 논의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동구의 아파트만 해도 수백 개가 넘었다. 고심 끝에 우선 임대아파트와 재개발 아파트 30개소에 근무하는 107명의 경비원을 선정했다.

선물상자를 포장하는 작업은 지난 3일 밥동이봉사단(회장 이종수) 회원 13명이 반나절 동안 봉사했다. 직원들은 예산문제로 동구 관내 모든 아파트 경비원에게 전달할 수 없음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누군가 또 이런 활동을 지속해 주기를 바랐다.

4~ 5일 이틀 동안 대상 아파트를 모두 돌고 온 직원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정말 가족처럼 대해 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경비원들의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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