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위서 '경찰 예산 삭감' 논쟁 점화...트럼프,극좌파 운동으로 규정

  • 입력 2020-06-09 07:29  |  수정 2020-06-09 07:53  |  발행일 2020-06-09 제13면
대선국면에 이념대결로 활용
바이든·민주당 인사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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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인근 워싱턴DC 16번가 도로 바닥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가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모습으로, 지난 6일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전날 "이 구역은 이제 공식적으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플라자'"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 경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경찰 예산 삭감' 논쟁이 점화하는 모양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극좌파의 '경찰 폐지' 운동으로 규정, 이념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경찰 예산 지원 끊어라'는 전국적으로 확산한 '흑인 사망' 시위 사태 와중에 각 집회에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와 함께 대표적 슬로건으로 떠올랐다. 이 구호는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도로 한복판에도 등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지시로 백악관과 마주하는 라파예트 광장 앞 16번가에 노란색 페인트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라는 문구가 도로 바닥을 꽉 채운 데서 백악관 쪽으로 10피트(약 3m) 떨어진 곳에 같은 노란색 페인트로 '경찰 예산 지원 끊어라'는 문구가 세 줄로 그려진 것이다. 이는 'BLM DC'의 활동가들이 주도한 것으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문구가 도로 바닥에 들어선 지 하루 만인 6일(현지시각) 밤에 20분간에 걸쳐 작업이 이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들 활동가는 '경찰 예산 지원 끊어라'는 문구를 바닥에 채워 넣으면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문구 옆에 그려져 있던 등호(=) 모양 위에 별 세 개가 놓인 워싱턴DC기에서 별을 지우고 아예 등호로 바꿔놓았다.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경찰 예산 지원 끊어라'는 두 개의 문장이 서로 연결되게 한 것이다.

워싱턴DC 측은 7일 오전 활동가들이 지워버린 별을 다시 그려 넣어 워싱턴DC기를 복원했지만 '경찰 예산 지원 끊어라' 문구는 그대로 놔뒀다고 WP가 보도했다.

'경찰 예산 잘라라'는 구호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놓고는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졸린 조 바이든과 극단적 좌파 민주당 인사들은 경찰 예산 지원을 끊어버리기를 원한다"며 "나는 훌륭하고도 충분한 재원을 지원받는 법 집행을 원한다. 나는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급진적 좌파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인사들이 범죄에 미온적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는데 이 구호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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