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2년차 장태완·유미경 부부 "주렁주렁 탐스러운 사과, 고된 노동도 싹 잊게 되죠"

  • 김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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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0   |  발행일 2020-06-10 제12면   |  수정 2020-06-10
가야산 자락 사과농사 구슬땀

동네뉴스2
성주군에서 사과 농사를 하고 있는 장태완·유미경씨 부부가 사과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하늘만 보이는 성주군 가천면 가야산 자락. 그곳에는 귀농 2년차인 장태완(61)·유미경씨(58) 부부가 사과 농사를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요즘 코로나19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사과 농장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나무마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을 때 힘들었다는 생각도 잊고 보람을 느낀다.

장씨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만큼 땅은 정직하게 대가를 보상해준다. 사과 한 개를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수십 번의 손길이 가야 하는 것이 사과 농사"라고 한다.

장씨 부부는 지난해 3천300㎡의 과수원에서 10t 정도의 사과를 처음으로 수확했다.

유씨는 "흠집이 나 있거나 품질이 떨어진 사과를 먹는 농업인의 애환을 귀농 후 알게 되었다. 사과를 수작업으로 선별하고 포장을 해서 소비자에게 배달되었을 때, 맛이 특별하다며 내년 사과까지 주문 받을 때는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씨 부부의 귀농은 201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에서 기초의원을 지낸 장씨는 귀농을 꿈꾸고 있었다. 경북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받으며 귀농을 준비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귀농 시기가 앞당겨졌다. 가야산 자락 해발 400m 청정지역의 사과밭. 20년생 사과나무 500그루가 심겨있는 밭과 인근의 묵힌 땅에는 사과 묘목을 심으려고 밑그림을 그렸다. 지인이 가까운 곳에서 사과 농사를 오래 한 베테랑이라 든든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사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생각보다 많았고 농사일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활짝 핀 사과 꽃, 먹음직스럽고 탐스럽게 달린 사과.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장씨는 "농사란 것이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특히 사과나무 아래의 잡초는 제거하고 돌아서면 또 제거해야 할 만큼 빠르게 자랐다. 물론 제초제를 사용하면 일손을 덜어 주겠지만, 농약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청정지역 사과를 가족과 이웃의 안전한 먹거리로 제공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나름 터득한 노하우로 인근의 해발 500m에 위치한 과수원 3천300㎡를 임대해 규모를 늘렸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블로그를 통한 홍보도 준비하고 있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되도록 상품의 맛과 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생각이다. 오늘도 사과나무와의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부부의 인생 2막에는 촌로의 넉넉함이 묻어난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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