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고향서 마지막 추도식…32℃ 무더위 속 수천명 몰려

  • 입력 2020-06-10 07:48  |  수정 2020-06-10 08:00  |  발행일 2020-06-10 제13면
10명씩 두 줄로 나눠서 입장
바이든도 참석해 유족 애도
뉴욕·애틀랜타 등 대도시선
14일째 항의 시위 이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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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8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열리자 그의 관 앞에 조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각) 고향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다.

추도식은 이날 낮 12시(중부 표준시 기준)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6시간 동안 거행됐다고 CNN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천 명의 시민은 이날 두 줄로 나뉘어 추도식장에 차례로 입장,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을 바라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 영전에 꽃다발을 바쳤고,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올렸다.

지난 10년간 경찰과 백인 자경단 등의 폭력에 희생된 에릭 가너, 마이클 브라운, 아머드 아버리, 트레이본 마틴 등 각종 흑인 사망사건의 유족들도 함께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유족을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에벗 주지사는 플로이드 유족에게 추모의 뜻으로 텍사스주 깃발을 전달하고, 경찰 개혁안을 담은 '조지 플로이드 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32℃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추도식장에는 꼬리에 꼬리를 문 추도 행렬이 이어졌다.

AP통신은 "오클라호마주에서 7시간 동안 차를 몰고 달려온 시민도 있었다"면서 추도객들이 숙연한 표정으로 몇시간 동안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추도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한 번에 10여명씩 입장했다.

대부분의 시민이 '숨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를 새긴 티셔츠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는 솔(soul) 명곡 '린 온 미'(Lean on me·나에게 기대세요)를 함께 불렀다.

플로이드 모교인 휴스턴 잭 예이츠 고등학교 동문들은 이날 저녁 학교 상징색인 진홍색과 금빛 색깔의 옷을 입고 학교 운동장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그는 휴스턴 고교 재학시절 풋볼팀과 농구팀의 스타 선수로 활약했다.

플로이드 장례식은 유족과 일부 초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지난달 25일 숨진 뒤 정확히 보름 만이다.

장례식 후 그의 유해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에 안장된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안식처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옆으로 정해졌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에 맞춰 뉴욕과 애틀랜타 등 대도시에서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14일째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LA)에선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검정 차량이 도심을 행진했고, 테네시주 멤피스 주민들은 '침묵의 애도' 시간을 가졌다. AP통신은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 앞은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무척 평온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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