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도덕적·창의적 사고력 기르기

  • 최미애
  • |
  • 입력 2020-06-15 07:45  |  수정 2020-06-15 07:53  |  발행일 2020-06-15 제15면
"아이와 토론하며 스스로 근거 찾는 습관 심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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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토론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수많은 활동영역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왔다. 이에 오히려 중요해진 건 기계가 대신하지 못하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도덕적 심성이다. 이러한 심성을 기르는 것은 교육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창의적 인재 양성과 맞물린다. 아이들이 도덕적이면서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도덕적·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A: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사용합니다.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라왔습니다. 그 결과 부모 세대 및 또래 친구들과의 직접적 소통 및 신체적 부대낌, 인문학 고전을 읽으며 풍부한 감성을 키우며 자라온 세대들에 비해 도덕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에서 이미지 형태로 제공되는 휘발되기 쉬운 단편적 지식과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기만 할 뿐, 수많은 정보를 선별 수집해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불필요한 정보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활용하는 능력, 공감하고 소통하며 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이와 함께 문제점에 대해 논리적인 사고로 대응하고 자신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험·속담·미디어·통계자료 활용해
자신의 의견 표현하는 능력 길러주면
도덕적 감수성도 풍부해져 '일석이조'



Q. 도덕적인 감수성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A: 도덕적인 감수성을 키우는 중요한 방법에 대한 힌트는 철학자 리쾨르의 '윤리적 확신'에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리쾨르의 '윤리적 확신'은 윤리적 동일성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데, 윤리적 동일성이란 다양한 문학작품 속 주인공의 도덕적·윤리적 가상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도덕적 신념을 형성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문학작품 속 가상 인물의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도덕적·윤리적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짧은 이야기 책(전래동화, 이솝우화, 탈무드 이야기 등)을 부모와 함께 읽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도덕적·윤리적 삶의 기준을 세우고 삶의 지혜를 축적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문학의 세계와 만나고, 문학이 제공하는 윤리적 가치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도덕적·윤리적 가치를 완성해 나가게 됩니다.

Q. 도덕적이면서 창의적인 사고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A: 문제점에 대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토의·토론활동입니다. 이야기와 관련된 도덕적 문제 상황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 볼 만한 주제를 선정, 그 해결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감수성과 창의적·비판적 사고력을 함께 키울 수 있습니다. 토의·토론 활동 시 자신의 의견에 대한 이유와 더불어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비판적·논리적 사고의 핵심입니다. 근거를 마련할 때는 4가지 종류(①직·간접적 경험 ②속담 및 사자성어 ③읽은 책이나 시청한 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 ④기사 및 통계자료)로 나눠 근거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도덕적 감수성에 기반하지 않은 창의적 사고력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일부 비양심 기업인들과 생명윤리를 지키지 않으면서 과학적 성과만을 추구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실험 연구들이 그러합니다. 'EBS 다큐프라임-아이의 사생활 2부 도덕성' 편에서도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집중력이 더 높고 대인관계가 좀 더 원만했으며, 공격성 역시 더 낮은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더불어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의 정도, 삶에 대한 만족도 및 실패를 경험했을 때의 극복능력 또한 더 높았습니다. 즉 도덕성은 아이의 행동 전반뿐만 아니라 아이의 가치관·인생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김경숙 대구금포초등 교사 <참고문헌: 전종윤, 도덕적 문제상황 앞에서: 철학적 토론인가, 윤리적 확신인가? -매튜 립맨과 폴 리쾨르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 초등도덕교육 2009, vol., no.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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