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사 원격수업 후기] <3·끝〉대구시지고 김재술·김정훈 교사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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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5 07:49  |  수정 2020-06-16 08:35  |  발행일 2020-06-15 제14면
"온라인 수업서 질문과 토론이 활성화된다면 못 따라오는 학생 개별지도 더 잘 될 것 같다"

시지고
대구시지고 김정훈(왼쪽)·김재술 교사가 원격수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수학 과목은 학생들이 이해하는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과목 특성상 원격수업으로 모든 학생에게 맞춰 수업하기가 쉽지는 않다. 게다가 학생들의 IT 환경이 차이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원활한 쌍방향 수업은 어렵다. 이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대구시지고 김재술·김정훈 교사는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피드백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두 교사로부터 온라인 개학 후 원격수업 경험을 들어봤다.

유튜브에 콘텐츠 제공형 수업은
학생들 시청에 시간적 제약 없고
수준 맞는 다양한 영상 제공 가능

온라인 클래스에 강의자료 올리고
리로스쿨에는 학생들 과제물 제출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도 높은 듯

◆유튜브를 활용한 원격수업

김재술 교사는 유튜브를 주요 수업 도구로 활용했다.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플랫폼의 경우, 학생들이 자료를 찾는 게 번거로울 것 같아 생각한 게 유튜브였다. 김 교사는 "학생 입장에서 수업 듣는 과목이 한두 과목이 아니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를 활용하는 게 적합하다고 보고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영상을 올렸다"고 말했다.

수업 영상은 주로 책상에 앉았을 때 정도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거치대를 활용해 필기하고 설명하는 것을 찍었다. 김 교사는 태블릿PC에 수업 자료를 띄워놓고 필요할 때 그래프도 보여주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이 방법을 선택한 것은 혼자서 칠판에 서서 촬영하면 강의부터 촬영까지 모두 혼자서 다 하다 보니 강의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혼자 칠판 앞에 서서 촬영하기도 했는데, 혼자 모든 걸 하다 보니 카메라를 이동시키기도 어렵고, 줌 인과 줌 아웃이 안 되다 보니 수업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콘텐츠 제공형으로 원격수업을 해보니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었다. 그러나 쌍방향 수업을 위해선 학생 수가 10~15명 돼야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보니 교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게 된 건 아쉬운 점이었다. 반면 좋은 점도 있었다. 원격수업에선 수업 시간 제약이 없어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각자 수준에 맞게 영상을 찾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김 교사는 앞으로도 원격수업을 활용해볼 계획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학습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

김 교사는 "교실 현장에선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들을 따로 봐주기가 어렵다.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온라인에서 활성화된다면 개별 지도가 더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리로스쿨 활용한 원격수업

김정훈 교사는 EBS 온라인 클래스, 리로스쿨과 같은 여러 플랫폼을 활용했다. 용도에 따라 다른 플랫폼을 이용했는데, 온라인 클래스로는 강의 자료를 올리고,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할 때는 리로스쿨을 사용하게 했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EBS 온라인 클래스만 활용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익숙한 플랫폼인 리로스쿨을 활용하기로 했다. 리로스쿨의 경우, 학생들이 1~2학년 때 이미 사용하고 있어 학생들이 쉽게 질문이나 과제를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업 영상은 태블릿PC를 활용해 제작했다. 김 교사는 본인이 가르치는 경제수학의 교과 안내 PPT 자료를 제작하는 것을 시작으로, 경제 수학 강의 자료를 제작했다. 본 강의의 경우, 태블릿PC를 활용해 직접 필기하는 화면을 녹화하고, 음성도 동시에 녹음했다. 교과서 양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학습 활동지를 제공하고 강의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학생들에게 강의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고난도 문제나 학습 활동지의 해설은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렸다.

김 교사도 대부분 교사와 마찬가지로 원격수업에 대해선 의구심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등교를 시작하고 보니 장점이 많았다는 게 김 교사의 이야기다. 개학 후 학생들에게 원격수업 기간 배운 내용을 피드백해주고 있는데 학생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를 잘하고 있었다는 것. 특히 경제수학은 학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목인데, 수능에는 포함되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 교사는 영상 자료를 활용한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이 큰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해본 건 처음이다. 원격수업을 할 당시에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학생들이 미리 공부하고 이후에 교사가 피드백을 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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