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전문 건축 최영씨 "내가 살 집 짓는다는 마음으로 정성 들이죠"

  • 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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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4   |  발행일 2020-06-24 제12면   |  수정 2020-06-24
"취약계층 위해 재능기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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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씨가 인테리어에 사용될 선반 작업을 하고 있다. <최영씨 제공>

최영(46)씨는 대학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할 21세 때에 낯선 땅 캐나다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다. 건설 회사를 운영했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그는 목수일이 흥미로웠고 직업으로 정했다. 그 후 1998년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일본·러시아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며 건축과 관련된 일을 배웠다.

20대 초반부터 낮엔 현장에서 일하고 밤엔 공부한 덕에 30대 후반엔 자신의 사업도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대구에서 함께 일하기로 했던 파트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최씨는 "가진 것은 기술뿐이었기 때문에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다시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일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서 목조 주택 전문 풍경 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산격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노후된 주택이 많은 곳이다. 여건상 주택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하게 된다. 최씨는 이들의 주택을 자주 맡는다.

최씨는 집 주인의 삶을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그들이 원하는 집을 제대로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가정의 집을 재건축했는데, 바닥을 보고 걷지 않는 아이의 특성을 살펴 집 내부에 턱을 모두 없애고 휠체어를 둘 공간도 마련했다고 한다. 또 주택 내부에 텐트를 치고 살던 가족이 가장의 퇴직금과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새집을 짓고 싶다 했을 때, 최씨는 내가 살 집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했다. 집이 완성되어 그 집의 딸이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고 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며 웃었다.

최씨는 지금도 설계·디자인 등 건축과 관련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꾸준히 '건강한 집'을 짓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취약계층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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