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전 미공군 독도 폭격 희생자 넋 기려

  • 문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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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7   |  발행일 2020-06-17 제13면   |  수정 2020-06-17
푸른 울릉·독도가꾸기회
"그날 사건 진상규명 최선"

독도위령제
율산 리홍재 서예가가 지난 8일 독도 방파제에서 열린 독도폭격 희생자 위령제에서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의 검은점은 카메라 렌즈에 묻은 먹물 자국. 〈대구 비룡라이온스 제공〉

미 군정 시대인 1948년 6월8일, 울릉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온 60여명의 어민들이 독도에서 미역을 캐는 등 조업을 하고 있었다. 독도에서의 조업이 가능하다는 당국의 답변을 듣고 조업 중이었다.

낮 12시쯤 점심을 먹으려는데, 미 공군기가 나타나 4차례나 폭격을 가했다. 이날 폭격으로 14명이 사망하고 많은 어민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14척의 선박이 파선되거나 침몰했다.

생존자들은 파손되지 않은 배를 타고 울릉도로 나와 폭격 사건을 알렸다. 때마침 울릉도에는 시찰차 온 기자들이 있어서 그 소식을 보도했다. 당시 미군 당국은 특별조사대를 독도에 파견했다. 그 과정에서 3명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나머지 11명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이후 미군은 소청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조사와 피해 보상도 했다. 조사 결과, 독도는 미군의 폭격연습지로 지정돼 있어 일본 오키나와에 기지를 두고 있는 미군 폭격기 편대가 독도에 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폭격은 선박을 바위로 오인하여 일어났다고 미군은 해명했다. 생존자들이 기관총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날 희생된 분들과 독도를 지키다 순직한 경찰관, 독도의용소방대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가 지난 8일 독도 이사부길 방파제에서 열렸다. 위령제는 푸른 울릉·독도가꾸기회(회장 전경중)가 주최·주관하고 경북도와 대구 비룡라이온스클럽(회장 박준영)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원 및 대구비룡라이온스 회원뿐 아니라 종교계, 유족, 예술인 등 6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울릉도를 출발해 독도에 오는 배 안에서 그날의 진상규명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독도폭격사건은 광복 이후에도 독도가 우리 어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이용되었다는 사실과 우리 국민의 피와 땀이 독도에 배어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전경중 회장은 "72년 전 억울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위로와 그날의 사건 발생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위령제는 정진 무용단의 위령 살풀이춤과 율산 리홍재 서예가의 넋을 위로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했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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