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만에 실체 드러낸 관풍루…경상감영 복원사업 탄력 기대

  • 정우태
  • |
  • 입력 2020-06-17 07:21  |  수정 2020-06-17 07:23  |  발행일 2020-06-17 제6면
일제때 달성공원으로 이전 후
병무청 들어서며 흔적 사라져
진입로·중삼문 위치도 공개
석인상 등 유물 수백개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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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옛 대구경북병무청터. 문화재 발굴 현장이 최초로 민간에 공개됐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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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발굴 현장에서 발굴된 석인상 〈대구시 제공〉

경상감영의 주 진입로 및 관풍루, 중삼문의 실체가 100여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조선후기 경상도 중심관청인 경상감영 복원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오후 대구시는 사적 제538호 대구 경상감영지 앞 '옛 대구경북병무청터'에서 발굴 현장과 출토품을 민간에 최초로 공개하고 조사 현황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관풍루는 1920년쯤 일제에 의해 지금의 달성공원으로 옮겨졌으며 그 자리에는 일본군 헌병대 건물이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경상감영 진입로에 있던 중삼문은 물론 부속건물들이사라졌다. 이후에는 대구경북병무청이 들어서면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대구시는 2017년 해당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해 유적의 규모와 위치, 구조를 파악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고 대동문화재연구원(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4월2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조사 결과 경상감영 주 진입공간과 관풍루와 중삼문의 기초시설, 부속건물지의 흔적이 드러났다. 중삼문은 관풍루와 현재도 남아있는 선화당 사이에 있던 문으로, 관풍루 이전 당시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대략적인 그동안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현장에서는 선화당 마당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인상을 비롯한 수백개의 유물이 출토됐다. 석인상의 경우 삼도수군 통제영(경남 통영시) 세병관에서 나온 것과 유사한 형태로 관아에서 석인상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연구원측은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사진과 도면으로 알려져 있었던 주 진입로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일제가 병영 시설을 지으면서 밀어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기초부가 남아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로 400여 년 동안 조선후기 경상도의 정치·행정·군사의 중심관청이었던 경상감영의 배치양상 및 구조를 복원하고 그 위상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제반절차를 거쳐 사적의 추가지정 신청과 경상감영 복원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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