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양제츠 1박2일 하와이 대면…한반도문제 논의된 듯

  • 입력 2020-06-18 13:23  |  수정 2020-06-18 22:43
미 "완전히 호혜적인 거래 강조" vs 중 "건설적 대화·윈윈 관계 돼야"
코로나19·홍콩 등 현안 대립 여전…"특정 안건 합의 없는 듯"
비건 참석, 北문제 논의 주목…워싱턴선 '中에 대선지원 요청' 폭로 파문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이번 대면 회담은 신냉전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벼랑 끝 충돌을 이어가던 미·중이 머리를 맞댄 것이어서 긴장 완화 및 돌파구 마련의 실마리를 찾았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밤 보도자료를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관계에 관한 견해를 교환하기 위해 오늘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동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 국익의 중요성, 상업과 안보, 그리고 외교 분야의 상호작용과 관련해 완전하게 호혜적인 거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퇴치하고 향후 발병을 막기 위해 완전한 투명성 및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이번 회담과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폼페이오 장관이 하와이의 히컴 공군기지에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비공개로 1박 2일간 만났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양 정치국원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만찬 후 7시간에 걸쳐 회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WSJ은 중국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긴장 완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두 사람의 회동 소식을 전하며 "양국이 중미 관계,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건설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완전한 호혜', 중국은 '윈윈'을 강조한 가운데 코로나 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등 첨예한 현안에는 평행선을 달리며 여전히 대립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회담 내용을 추가로 소개했다.

    자오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협력만이 양측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면서 "중국은 충돌과 대항 대신 상호 존중하고 '윈윈'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미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그러나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대만과 홍콩,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내정 간섭 중단을 촉구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최근 강경 행보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관련 현안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 특별대표를 겸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대표가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 이번 회담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비건 대표는 금명간 워싱턴DC에서 미국을 전격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도 전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의제에 북한 문제가 포함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특정 안건에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와 '흑인 사망' 시위 사태 등의 여파로 지지율 하락 등 수세에 밀려 미중 충돌이 경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중국도 당장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목표로 삼았다기보다는 11월 대선 이후 상황까지 감안한 장기적인 포석에서 이번 회담을 제안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CMP는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이 미 대선을 앞두고 양자 관계가 완전히 탈선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양국이 대만, 홍콩, 코로나19 대처 등 여러 이슈에서 불화를 겪고 있어 관계 개선에 관한 기대감은 낮다고 전했다.

    양국 간 하와이 회담이 이뤄진 이날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가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미국 언론들이 곧 출간 예정인 볼턴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농민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 담겼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날 '장외'에서 대중 압박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과 함께 홍콩 보안법의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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