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매체, 청와대 비판에 "1차조치에 분별 잃어"…담화는 없어

  • 입력 2020-06-19 19:55
잇단 비난에도 대내외 매체 통해서만 불쾌감…"남한 당국, 돌부처도 웃길 추태"
수위조절 가능성…당 중앙군사위 전까지는 '여론전'으로 대응 가능성

북한이 청와대의 강도 높은 비판에도 담화 등을 통한 공식 입장은 사흘째 내놓지 않은 채 관영·선전매체를 통해서만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천만번 응당한 징벌' 논평을 통해 "북남관계를 파국의 종착점에 몰아넣은 주범들이 저마끔(저마다) 나서서 '비상식이고 있어선 안될 행위'라느니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느니 하며 절간의 돌부처도 웃길 추태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실로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며 "남조선당국자들은 우리가 취하는 모든 조치들이 저지른 죄값에 상응하고 응당한 징벌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1차적인 첫 단계 조치에 불과한 물리적 행동에 남조선 당국이 분별을 잃었다"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문에 청와대가 격앙된 반응을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는 그간 비난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욕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도 어렵게 한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세계적인 전염병 대란으로 지상·해상·공중을 전면봉쇄한 시기에 온갖 오물들을 전연지대 상공으로 들이밀며 방역사업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한 것만도 격분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남측이 놀아댄 것만큼 갚아줄 것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의 반응을 언급한 뒤 "자중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측이 뭐라고 횡설수설해대든 자기가 선택한 길을 꿋꿋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논 것만큼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갚아주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남측의 배신행위로 하여 남측과 더이상 할 말이 없기에 북남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것이고 남측의 동족대결 책동으로 하여 그 존재가치를 상실했기에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활화산마냥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 성전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정당화하며 남측의 반발을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삐라살포 행위를 묵인함으로써 '합의 준수'를 입에 올릴 자격을 스스로 줴버렸다"며 "지금 우리 청년 학생들은 전선 지대로 달려 나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열의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선전매체들도 화력을 보탰다.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단행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오만방자하게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국제사회의 동의"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굴종냄새가 푹배인 넋두리"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7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선두로 문 대통령을 막말 비난하고 향후 군사보복을 예고하는 등 거칠게 대응한 것을 끝으로 고위직의 공식 입장은 내보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같은 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막말 담화에 대해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이 남측 대응을 지켜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전날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한 비준을 받겠다고 예고한 만큼,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 수준의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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