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비방 '삐라' 곧 살포할듯…"다음조치 예상" 갈등 고조

  • 입력 2020-06-20 16:49
접경지역 우발적 충돌우려…정부 "합의위반·상황악화" 중단촉구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을 막고 있는데도 북한이 대남 전단 살포를 강행할 의지를 드러내면서, 삐라(전단)를 둘러싼 남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주민과 군인이 대남 전단 살포를 위해 접경지역까지 진출하고 남측이 감시 및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20일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면서 각지에서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특히 대량 인쇄한 전단 사진을 공개하고서 "각급 대학의 청년 학생들은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 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남측을 상대로 살포할 전단을 대량으로 제작하고 있고, 승인만 떨어지면 접경지역에서 행동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것이다.


이에 정부는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남북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비방 전단 살포 행위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전단 살포는 "남북 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통일부는 남측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정부 노력을 설명하고서 "북한도 더 이상의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물러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요사스러운 말장난을 걷어치워야 한다'란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통해 남한 정부의 최근 발언을 열거하면서 "그 어떤 요설로도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릴 수 없으며 북남관계의 현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미 살포할 전단의 인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남측 주민의 감정을 자극하려는 듯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전단 위에 담배꽁초 등이 마구 뿌려져 있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는 대로 접경지역에서 전단 살포를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 전단이 남측 주민에 미치는 선전·선동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살포 과정에서 자칫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살포 작업을 하는 주민과 군인들을 보호하고자 개인화기를 소지한 무장 병력이 접경지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7일 "전 전선에서 대남삐라 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 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며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해상에서의 살포를 위해 북한이 선박을 이용할 경우 해류에 의해 의도치 않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대남 전단 살포를 남북 군사합의 위반으로 규정한 만큼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기한 다음 조치로 전단 살포가 예상된다"면서 "우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북한이 군사합의를 실제 행동으로 파기할 경우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강경 대응으로 사태를 키우지 않도록 서로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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