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알고 써야 약이 되는 약 이야기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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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3 07:40  |  수정 2020-06-23 07:59  |  발행일 2020-06-23 제17면
출처 불분명 정보로 약 선택 말고
약사·의사 등 전문가 조언 구하길
구입한 약 원래 포장상태로 보관
무슨 약인지 몰라 오용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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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약사〉

인간은 언제부터 약을 사용해 왔을까. '약'이라는 용어의 기준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답변이 달라질 수 있지만, 약의 개념을 인간이 무언가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본다면 약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와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명확한 기록물로 남아 있는 것을 기준으로 해도 최소 기원전 4000년경의 고대국가 시절의 유물로부터도 약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인류와 같이 동행해온 약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것이 됐고, 비약적인 약의 발전 덕분에 인류의 수명 또한 수십 년 더 길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약'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인 인식 범위의 약은 질병의 진단, 치료 및 예방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서 '의약품'이라 칭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는 협의의 개념으로 사실 약이란 의약품을 포함해 사람의 신체, 정신, 중추신경, 행동과 감정에 변화를 초래하는 모든 물질로서 술·담배·카페인음료 등의 기호품뿐만 아니라 유해·중독성 약물까지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물질을 뜻한다.

잘 알고 있듯이 모든 약에는 양면성이 있어 올바로 사용할 경우에는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되나 오·남용 등 잘못 사용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약국 일선과 교육·상담현장에서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들을 많이 접하게 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약에 대해 잘 알고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원칙'을 지키는 것이 그 첫 번째로 약을 사용함에 있어서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지키지 않는 것으로 주변인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인터넷상 출처 불분명의 정보 등을 기반으로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고 약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약국, 병의원의 약사, 의사로부터 조언을 구한다면 훨씬 안전한 약물 사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정에서 약을 보관할 때 원 포장상태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다. 많은 분이 약국에서 처방약이나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때 설명서뿐만 아니라 약 봉투·포장상자까지 다 버리고 약품만 가져간 뒤 며칠만 지나면 무슨 약인지 몰라 문의를 하곤 한다. 현재 상용 중인 의약품만 하더라도 수만 가지로 약사조차 모든 약의 용법·용량 등을 다 기억할 수가 없는데, 일반 소비자가 이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올바로 사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이런 습관은 잘못된 사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약물 이용 모니터링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모든 병의원과 약국에는 DUR(Drug Utilization Review-의약품 처방 조제 지원시스템)이라는 실시간 약물이용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이는 의약품을 처방·조제하는 과정 중 병용하면 안 되는 약물, 중복 처방된 약물, 연령 금기가 있는 약물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시스템으로, 실제 동일한 효능의 의약품이 중복 처방됐거나 병용시 부작용의 우려가 있는 의약품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런 경향은 노령층일수록 더욱 커진다. 따라서 병의원이나 약국 방문 때 이를 활용해 중복 복용 및 오·남용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이상의 세 가지 원칙만 따라도 안전한 약물 사용의 기본은 지켜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현명한 약물 이용으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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