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피운 담배 끊고 7년째 담뱃값 모아 '나눔 실천'

  • 김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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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1   |  발행일 2020-07-01 제13면   |  수정 2020-07-01
대구 동구 신암동 양상건씨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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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피워 온 담배를 끊고 담뱃값을 의미 있는 곳에 써보고자 시작했던 나눔을 7년째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양상건(74·대구 동구 신암동·사진)씨다.

양씨의 금연은 2014년 4월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 금연을 시작한 기억은 생생하다. 하루에 적게는 1.5갑, 많을 때는 2갑을 피웠다. 수차례 금연을 시도했으나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우면 더 많이 피우게 됐다.

처음에는 담뱃값으로 매일 3천원을 새마을금고에 저금했다. 시작은 좋았으나 휴일이 겹치거나 바쁜 일상 때문에 미루어지고 그러다 보니 흐지부지해졌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없게 쓰이는 담뱃값을 값지게 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매월 지출되는 담뱃값으로 정기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작은 결심을 한 것이다.

그 당시 담배 한 갑의 가격은 2천원이었다. 하루 1.5갑을 계산하면 하루에 3천원이 된다. 한 달이면 9만원에다 더 많이 피우는 날도 있으므로 매월 10만원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해 7월부터 한 달 담뱃값을 따로 모아뒀다가 이웃돕기에 쓰고 있다. 매월 25일을 전후해서 10만원을 신암1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해 오고 있다. 7년째 한 번도 미루거나 거르지 않고 공과금을 내듯 한결같은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다.

양씨는 "후원은 꼭 형편이 넉넉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조금만 나눈다면 세상은 더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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