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당은 비상한 각오로 국회 안에서 맞서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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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3   |  발행일 2020-06-23 제27면   |  수정 2020-06-23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장기간의 사찰 칩거를 끝내고 국회로 복귀할 의향을 밝혔다. 그의 항의성 칩거는 법사위원장 강탈 등 여당의 폭주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는데 일정 부분 성공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국회 보이콧은 과거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야당의 구태를 재연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야당은 이제 국회 안으로 들어가 따질 것은 따지면서 야당 본연의 견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 나라 안팎의 사정은 혼돈 그 자체다. 코로나19 대유행 재연 조짐이 확실시되고 있고, 이로 인한 국내외 경제충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국내적으론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한계선을 넘고, 실업률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이에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민생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북전단과 대남도발 징후 등 남북 긴장고조와 난관에 봉착한 북핵문제도 심각하다. 언론에 보도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보면 과연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낚였고, 트럼프는 정치적 이벤트만 하려했지 김정은을 믿지 않았다는 등의 소름 끼치는 내용들이 쏟아진다. 야당은 그동안 미국과 남북한이 행한 비핵화와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의 공과를 따져봐야 한다.

여당의 노골적인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수사기관 장악 시도 또한 엄중한 사태다. 상임위 관련 문제도 쉽지 않은 방정식이다. 국민의 비판여론을 확인한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할지 아니면 일부 위원장직을 강제 배정할지 지켜봐야 한다. 주 원내대표가 "여당은 야당을 하도급업체 다루듯 한다"고 불평했듯이 거대 여당의 야당 몰아치기와 전횡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야당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4년 내내 질질 끌려가다 내동댕이쳐지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야당은 이제 국회 안에서 철저한 팩트 위주의 견제와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로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야당다운 야당, 국정의 대안세력으로 공인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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