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의성 고운사 연수전 보물 승격 지정안 가결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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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5 13:48  |  수정 2020-06-25 14:05  |  발행일 2020-06-25
30일 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 남겨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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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연수전 전경. 의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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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연수전-천정벽화. 의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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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연수전-현판과 금단청. 의성군 제공

조선시대 국왕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하는 건축물로써 원형을 유지하는 유일한 사례로 평가받는 '의성 고운사 연수전(이하 연수전)'이 보물로 승격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의성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18일 제6차 건축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경상북도 유형문화 제470호로 지정 관리 중인 연수전을 보물로 승격 지정하는 안을 가결했다.


따라서 연수전은 30일 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친 뒤 지정번호 부여와 함께,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승격지정 된다.


승격 지정을 앞둔 연수전은 고종의 기로소 입소(1902년)를 기념해 2년 뒤인 1904년 건립한 원당(願堂 ·소원을 빌기 위해 세운 집)으로,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인 고운사(의성군 단촌면)의 경내 중심과 인접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같은 사찰 내에 존재했던 조선 국왕의 기로연 입소를 기념해 건립한 영수각(숙종·1719년 건립)과 봉안각(영조·1749년 건립)의 전례를 쫓거나 모범으로 세워진 대한제국기 황실의 기념 건축물로 밝혀졌다.


배기석 의성군 학예사는 "현재 기록이 명확하지 않은 태조를 제외한다면, 국왕인 숙종·영조·고종 등이 기로소에 입소한 세번의 사례와 연결되는 원당 건축물로써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수전은 1904년에 건립되었지만 국왕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하는 건축물로써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숙종의 영수각(1719년 건립) 형태를 잘 반영함과 동시에 영조의 봉안각 선례를 따른 것으로서, 조선후기 황실과 불교의 관계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와 함께전체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황실 건축의 격에 어울리는 격식과 기법·장식 등을 가긴 수준 높은 건축물로써, 그 기능과 건축 형식의 면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사례로 보고 있다.


연수전은 남향으로 솟을삼문 형식의 만세문(정문)과 연결된 사방을 담장으로 쌓아, 다른 구역과 구분되는 독립된 구조다.


3단으로 다듬은 석축 위에 정방형에 가까운 평면의 단층팔작지붕(정면 3칸, 측면 3칸) 형식으로 건립된 연수전은, 가운데 칸을 어첩 봉안실로 삼고 사면에 퇴(마루)를 뒀다.
모든 기둥(12주)은 원주이며, 익공 형태의 공포가 각 기둥 사이에 1구씩 있다.


기둥머리 이상의 모든 벽면 천장과 벽에는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 다양한 채색 금단청과 수준 높은 벽화로 가득하다.


이와 관련해 배 학예사는 "연수전은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다양한 벽화들로 가득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 특히 같은 시기에 건축된 기념 건축물과 왕릉 비각의 형식 등과 비교하면 대한제국기 황실 전범에 따른 변화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연수전은 조선시대 후기 황실과 관련된 건축물로써 이번 보물지정은 조계종 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사격(寺格)을 더욱 높이는 기쁜 일"이라면서 "보존과 관리에 만전은 물론, 올해 개관한 최치원 문학관과 연계한 관광자원화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하였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기로소란? 조신시대 당시 70세를 넘긴 정2품 이상의 문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경로당)다. 다만 대부분이 단명한 국왕의 경우, 예외를 두어 60세를 넘기면 기로소에 입소했다. 이를 근거로 기로소 입소한 조선시대 국왕은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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