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취준생과 관련 없다"...취준생, 강하게 반발

  • 김상현
  • |
  • 입력 2020-06-25 18:24  |  수정 2020-06-25
20200625000201506241.jpeg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1천902명 정규직 전환 결정이 불공정하다는 논란과 관련, 청와대가 "취업준비생의 일자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비정규직 보안검색직원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분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거라면 모두 신규로 채용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으나, 일하던 분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나가야 하는 상황도 공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수석은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2017년 5월 12일 이전에 들어온 분들은 인성검사나 적격심사 등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만 이후에 들어온 분들은 전환될 일자리임을 알고 들어와서 필기시험 등 공채 절차를 거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일자리는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다"며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지향하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청년 취업의 어려움과 관련해 정부에 과제를 많이 던지고 있지만, (제기되는 문제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도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한 공분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2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알바처럼 기간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고 있다"며 "그러던 와중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한국철도공사에서도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사무영업 선발 규모가 줄었다"며 "이것은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취업준비생이 역차별 당하는 것에 항의하는 차원으로 시작된 '부러진 펜' 운동도 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공기업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터넷카페의 한 회원은 전날 " 취준생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인국공 사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부러진 펜' 운동을 제안한다"고 썼다.

그는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서 만약 이대로 비정규직 인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다른 취준생들에게도 간다"면서 "인국공 정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고, 기존에 인국공을 준비하던 인원들이 다른 공기업에 지원함하게 되고 이로 인한 타격이 분명히 생긴다"고 지적했다. 해당 카페의 회원은 55만명에 이른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