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영원한 의병장

  • 남정현
  • |
  • 입력 2020-07-02   |  발행일 2020-07-02 제27면   |  수정 2020-07-02

"한 걸음 한 걸음 행군 과정이 그에게는 전쟁이었고, 역사와 벌이는 투쟁이었다. 위대한 의병장 이강년은 그 과정에 형성된 것이다. 병사들과 함께 전선을 달리면서 민중성을 획득했던 그는 영원한 의병장이다." '영원한 의병장 운강 이강년'이라는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서 펴낸 책의 한 구절이다. 문경 출신으로 1896년 을미의병 전쟁과 1907년 정미의병 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운강은 건국공로훈장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 받은 명실상부한 의병지도자로 꼽힌다.

이러한 운강이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교과서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위의 책에서는 그 이유로 이강년 의병장이 의병사의 흐름에서 조금 동떨어져 보이고 운강의 업적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다소 부풀려진 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운강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의 인물됨이나 업적은 결코 평가절하돼서는 안 된다. 용산 전쟁기념관의 호국 인물 흉상은 김유신·이순신·안중근 등 22명이며 이강년 선생도 포함된 것을 봐도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다.

2002년 문경시는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을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해 그의 사상과 활동을 후세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했다. 또 60여 년 전부터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져 후손들과 함께 각종 현양 사업을 해왔다. 기념사업회는 최근 서울에 있던 사무소를 선생이 태어난 문경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다른 구국 인물에 비해 사업회의 위상이나 조직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사무소 이전을 계기로 보다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새로 기념사업회를 맡은 회장의 "'무엇이 나에게 이(利)로운 길인가 보다 무엇이 나에게 의(義)로운 길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던 운강 선생의 의병의 길은 곧 구국의 길이었다"는 인사말처럼 선생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후세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자세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