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새마을금고·저축銀, 신협 영업권 확대에 '울상'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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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7   |  발행일 2020-07-07 제14면   |  수정 2020-07-10
규모·영업역량 압도당하는데
대구경북 전역 대출 가능해져
2금융권 대출 부실 확대 우려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의 숙원 중 하나인 영업 구역 확대가 현실화되자, 기존 시장을 나눠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지역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기존 신협과는 차별화된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의 입장에서는 같은 영업권 내에 지방은행 수준의 매머드급 경쟁자가 생겨난 것이다.

대구경북 신협의 경우 조합 수는 100곳에 달하며, 이들의 자산규모는 12조9천억원에 육박한다. 실제로 총자산 규모가 1조5천억원을 넘어선 청운신협을 필두로 달구벌신협, 삼익신협 등 지역 대형 신협은 이미 규모나 영업역량 면에서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신의 경우 새마을금고는 전국을 9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 내에서 영업을 하고 저축은행도 6개(서울, 인천·경기, 대전·충청·세종,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부산·울산·경남)로 나눠 영업한다. 반면 신협은 기초 지자체인 시·군·구에서만 대출업무가 가능했다. 청운신협이나 달구벌신협은 대구 수성구에서만 가능했던 대출영업을 대구경북 전역에서 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 지역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저축은행업계는 적지 않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규제와 서울지역 업체들의 역내 진출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업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 저축은행은 고질적인 영업권 규제 장벽에 묶여 있다. 영업 구역 내에서는 의무대출 비중이 있지만, 지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출해줄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의무대출 비율이 2금융권에 대한 부동산 대출 규제와 함께 지역 저축은행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신협의 영업권 확대로 인해 상호금융 등 2금융권 부실 대출 확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2019년 말 기준 각각 2.75%와 2.15%였다. 저축은행은 1분기 기준 4%다.

이에 대해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부실 대출은 한정된 지역 내에서 영업역량을 발휘할 수 없을 때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다"면서 "영업 구역이 넓어진다는 것은 수익과 건전성이라는 양쪽의 날개를 골고루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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