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특화거리, '개구리 주차' '이중주차'로 골머리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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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7 15:40  |  수정 2020-07-07 15:43  |  발행일 2020-07-13 제9면
행정당국 주차 단속 실적은 저조
이중주차1
7일 오전 10시 40분쯤 대구 서구 퀸스로드 광장 뒤쪽 와룡로66길 골목에 차들이 이중으로 주차돼 있다.
대구 서구의 특화거리가 개구리주차, 이중주차 등 불법 주정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오전 10시 40분쯤 대구 서구 퀸스로드 광장 뒤쪽 와룡로66길 골목. 이 골목에선 안쪽에 주차된 차량이 빠져나오기 위해 가로 막고 있는 다른 차량을 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좁은 간격을 두고 차량이 주차돼 있는 탓에 차량을 미는 모습이 위험해 보였다.

같은 날 오전 11시 50분쯤 대구 서구 내당동 무침회골목 특화거리에도 한쪽 바퀴만 인도에 걸쳐놓는 일명 '개구리 주차'가 되어 있는 차량 10여 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마주 오는 차량 두 대가 지나치려고 하자 불법 주정차 된 차들로 인해 쉽게 지나가지 못해 후진하거나 정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몇몇 차들은 반대 차선 차량을 피하려다 주차된 차량과 접촉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도 펼쳐졌다. 차량이 보도를 차지하면서, 보행자들은 오히려 도로 위로 걸어가야 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행정당국의 주차 단속 실적은 저조하다. 대구 서구청에 따르면, 대구 서구 중리동 퀸스로드 와룡로66길 골목의 이중단속 건수는 2017년 19건, 2018년 7건, 2019년 0건, 2020년 0건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고개무침회 골목도 지난해 6건, 2020년 11건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불법 주정차 차량은 많지만, 단속 건수가 많지 않은 것은 인근 상인들의 반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침회 골목 상인 A씨는 "가게 앞에 세워놓은 차량 단속으로 과태료를 받는다면 누가 골목을 방문하겠느냐"면서 "최근에 장사도 잘되지 않는데, 상인들 편의라도 봐줘야 한다"고 했다.

개구리주차1
7일 오전 11시 50분쯤 서구 내당동 무침회골목. 개구리 주차된 차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관리 및 감독 주체인 서구청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서구청 전체 단속반은 5명이다. 2명씩 1개의 조로 이루어진 총 2팀이 서구 전체 구역을 돌며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의 경우 민원이 접수되면 출동해 교통단속을 하고 있다. 소수의 인력이 서구 전체를 관리하다 보니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가 낮게 설치돼 있어 불법 주정차가 쉬운 것도 문제다. 무침회골목은 지난 2018년 11월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총 1억800만 원을 투입해 인도를 조성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반대가 많아 무침회골목의 경우 인도의 높이가 차도보다 2㎝ 밖에 높지 않다. 일반적인 인도는 차도보다 20㎝ 정도 높게 설치된다.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주민 최모씨(29·서구 평리동)는 "무침회 골목을 방문할 때마다 도로변에 세워진 차들로 인해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라며 "운전이 미숙해 반대편에서 차량이 오면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로 갈 수도 없다. 단속을 통해 차들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무침회골목이나 퀸스로드는 불법 주정차로 자주 민원이 발생하는 곳이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상인들과 충돌 없이 단속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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