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힐링·치유] 봉화…한여름에도 발 시린 백천계곡, 원시림 고선계곡…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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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7   |  발행일 2020-07-17 제41면   |  수정 2020-07-17
대구경북 가볼만한 곳
낙동강 따라 청량산 생태탐방로 트레킹 예던길
매호유원지 래프팅 가족단위 스릴 즐기기 제격
동식물 생명체 보고 서벽금강소나무숲 산림욕

1-고선계곡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 고선계곡. 〈봉화군 제공〉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휴가철 피서지의 모습도 바뀌어 사람들이 한적한 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북 봉화지역에 산재한 한적한 계곡들이 이번 여름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백천계곡은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에 위치한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옥계수가 해발 650m 이상의 높은 고원을 16㎞에 걸쳐 흐르면서 만들어 낸 계곡으로, 주변의 산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면서 빚어낸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청옥산 자락에 있는 백천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4호인 열목어가 서식할 정도로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하며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 정도로 수온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백천계곡에서 피서를 즐긴다면 인근 청옥산자연휴양림도 들르면 좋을 만하다.

봉화~태백 간 국도변에 있는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산막을 비롯한 학생야영장, 수련장,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 완비돼 여름철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대관령보다도 높은 해발 896m에 위치한 청옥산자연휴양림은 무더워도 파리와 모기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우리나라 자연휴양림 중 가장 넓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수령이 100년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잣나무, 낙엽송 등이 울창하며 휴양림 안에는 물놀이장, 어린이 놀이터, 체력단련장, 산막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천면 현동리에 있는 고선계곡은 태백산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40㎞가량 이어지면서 원시림 계곡을 이뤄 주위 산세가 장관이고, 물이 맑아 최적의 야영지로 꼽힌다. 이 계곡은 풍수지리설에 '아홉 필의 말이 한 기둥에 매여 있는 구마일주의 명당이 있다'고 해 '구마계곡'으로도 불린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낭떠러지 말고는 앞, 뒤, 옆이 모두 산이라 첩첩산중이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주위 산세가 수려하다. 석포면 석포리에 위치한 반야계곡은 13㎞에 이르는 긴 계곡으로, 면산과 묘산을 지나 서쪽으로 흐르다가 낙동강으로 합류한다. 계곡물이 마치 거울처럼 맑아 주위의 수려한 산세가 계곡물 속에서 또 한 번 살아난다.

봉화읍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석천계곡은 봉화읍 유곡리에 위치해 태백 산지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과 옥적봉을 지나면서 봉화 산골에서 흘러온 옥수와 합쳐져 유곡리에 이른다. 계곡 폭이 넓고 평평하며 넓적한 바위가 자리를 깔아놓은 듯 계곡 곳곳에 흩어져 있어 피서지로 그만이다. 법전면 소천리에 위치한 사미정계곡은 태백산과 국립공원 소백산 사이 Y자형 계곡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줄기와 주변의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은 최고를 자랑한다.

3-서벽금강송숲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서벽금강소나무숲. 〈봉화군 제공〉

이들 계곡과 함께 봉화 청량산과 낙동강 일대에는 휴식과 체험을 할 수 있는 한적한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 탐방로는 '예던길'로 불리며, 낙동강을 따라 청량산 입구까지 트레킹이 가능하다. 봉화군 명호면 소재지에서 안동시와 경계에 있는 청량산 입구까지의 9.5㎞ 구간이다. 이곳 명호면 풍호리 초방산 입구에서 청량산 백용담을 잇는 구간에 설치된 현수교인 선유교(仙遊橋)도 볼거리다. 길이 120m, 폭 2.5m의 선유교는 '낙동강 백용담 소(沼) 위에서 신선이 노니는 다리'라는 뜻이 있다.

또 명호면에는 래프팅 코스로 유명한 '매호유원지'(이나리강변)를 빼놓을 수 없다. 명호면 오천리에 있는 매호유원지는 태백산맥과 일월산맥 황우산의 교차점으로 산수가 수려하고 매화꽃이 떨어지는 모습이라 해 '매호(梅湖)'라 불렸다. 두 개의 강이 합쳐진다는 의미의 '이나리강변'이라고도 불리는 매호유원지는 래프팅뿐만 아니라 은어, 잉어를 비롯한 각종 어족이 풍부해 낚시터로도 인기가 높다.

매호유원지를 출발해 청량산도립공원 입구까지 약 10㎞ 구간에서 진행되는 래프팅은 규모가 작고 잔잔한 편이라 스릴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들에겐 장점이 되고 있다. 잔잔하다고 해서 호수 같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계곡은 계곡이다. 힘을 합쳐 요동치는 여울도 몇 개 건너야 하므로 나름 스릴이 있다. 매호유원지에서 6㎞ 정도 가면 흐르는 물이 잔잔한 호수처럼 변하는 백룡담에 다다른다. 백룡담 위 턱걸바위는 다이빙 명소로 래프팅을 하는 여행객들이 바위에 올라 물로 뛰어들며 담력을 시험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백룡담을 출발해 커다란 바위 사이로 흐르는 급류를 넘어 청량산도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면서 래프팅을 마치게 된다.

이 밖에도 산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인 '서벽금강소나무숲'도 한적한 피서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80㏊ 규모의 서벽금강소나무숲은 굵기가 평균 50㎝가 넘는 약 1천500그루의 금강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1974년 채종림으로 지정된 이후 이곳에서 채취한 종자로 묘목을 키워 전국의 산림에 심었으며, 2001년에는 궁궐이나 전통사찰 등 문화재 보수복원을 위한 '문화재용 목재 생산림'으로 지정 관리됐다.

이 숲에는 '춘양목'이라 부르는 우람한 금강소나무 외에도 산옥잠화, 산수국, 동자꽃 등 아름다운 야생화가 함께 자라고 있으며, 청설모 등 동물은 물론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도마뱀과 도롱뇽이 서식하는 등 다양한 생명체의 보고이다. 2006년 산책로, 휴식공간 등을 조성해 일반에 개방하고 있어 가족과 함께 산림욕을 즐기고 자녀에게는 자연체험학습에 좋은 관광코스이다. 또 이곳 춘양면에 왔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도 빼먹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코로나19로 일주일 연기돼 8월1일부터 9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열리는 '봉화은어축제'는 덤이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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