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공채 저물고 상시채용 뜬다…대기업 중심 언택트 전형도 늘어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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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9 07:51  |  수정 2020-07-09 07:58  |  발행일 2020-07-09 제17면
■ 하반기 취업시장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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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채용정보를 보고 있다.<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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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대학일자리센터 직원이 기업에서 재직중인 선배와 취업준비생 간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2020년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잔인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채용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졌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 9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구직자 취업 자신감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의 58.4%가 '올 하반기 취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손 놓고 가만 있을 수는 없는 법.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변화를 맞고 있는 채용시장에서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하반기 취업시장의 주요 이슈를 미리 살펴보고 대비한다면 원하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공개채용 폐지 수순…이제는 상시채용 시대

공개채용 이른바 '공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해 선후배를 나누던 '기수 문화'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대규모 정기 공채를 폐지한 대기업은 현대·기아차다. 1년에 두 번 진행하던 공개 채용을 없애는 대신, 지난해부터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채용하는 '상시 채용'을 택했다. 채용 규모는 달라지지 않고 직무에 맞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선발하겠다는 의도다.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범용 역량에서 직무 역량으로 바뀌었다는 판단이다.

한화그룹 역시 올해 1월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했으며, KT도 매년 두 차례 진행하던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인턴십을 걸쳐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수시·인턴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또 SK그룹은 2022년까지 공채비율을 줄이고 상시채용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만 정기공채를 유지할 방침이고, 나머지는 상시채용으로 변환하거나 병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시 채용 확대는 구직자들에게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채용 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개 채용과 달리 상시 채용은 과정, 인원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채용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각 기업은 채용 형식만 달라졌을 뿐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상시채용 전환을 선언한 LG그룹의 경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채용 과정을 간소화하는 한편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시채용의 경우 기존의 공채처럼 일정한 시기에 채용공고가 나오지 않는다"며 "평소에 지망하는 기업과 직무를 확실히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채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 역량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인적성 시험 및 면접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비대면 채용의 장기화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방식의 채용시험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면접은 물론 필기시험과 채용설명회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추세다.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은 서류-필기-면접 등 채용을 위한 전형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채용시장도 얼어붙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측은 채용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인공지능(AI) 면접으로 상반기 정규직 50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중진공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벤처캐피털 투자·해외사업 등의 행정 분야 22명을 비롯해 50명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外 대규모공채 폐지 수순
형식만 바뀌고 인원수는 그대로
지망기업 공고 자주 체크해야

SK 온라인필기·중진공 AI면접
시험 전과정 비대면 방식 증가
채용방식 패러다임 변동 가속화



롯데그룹은 신입사원 채용에 화상 면접을 도입하기로 했다. 계열사별 면접 전형을 앞둔 롯데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8일부터 면접고사 일정에 들어간 롯데마트의 경우 지원자와 면접위원이 각각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다.

삼성그룹은 온라인으로 삼성 공채 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했다. 삼성은 채용시장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온라인 공채 필기시험이 성공적으로 치러짐에 따라 다른 국내 기업들의 변화도 예상된다.

취업포털 사람인 관계자는 "온라인 채용 설명회, AI 인공지능 면접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물꼬를 트던 '온라인 채용 전형' 도입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최신 기술과 접목한 다양한 언택트 채용 방식이 공정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채용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했다.

◆하반기 인턴십 채용 소식

7월은 인기 기업들의 하계 인턴십 접수 대다수가 마감되는 시기다. 일선 현장에서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 경험은 취업 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특히 정규직 전환 기회가 주어지는 채용연계형 인턴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리 일정을 확인하고 하반기 인턴 지원을 서두를 것을 추천한다.

한국전력기술은 오는 21일까지 체험형 청년인턴을 92명 모집한다. 인턴 수료자 가운데 근무성적이 우수한 경우 향후 신입사원 채용 시 서류전형 면제의 혜택이 주어진다. 블라인드 채용을 원칙으로 지원 시 학력, 연령, 성별 등은 기재하지 않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오는 14일까지 청년인턴(5개월 근무)을 모집할 계획이다. SK가스와 한화솔루션 큐셀은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12일까지 모집한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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