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737일 만에 단독 4위...라팍시대 첫 가을야구 희망 키우는 삼성 라이온즈

  • 권혁준
  • |
  • 입력 2020-07-08 20:24  |  수정 2020-07-09
2020070801000342800013891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삼성 송준석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출전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높이고 있다.

삼성은 홈구장을 라팍으로 옮긴 지난 2016년 이후로 4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4년 연속 통합우승, 5시즌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등 '왕조' 역사를 썼던 삼성이지만 지난 4년간 성적은 9위(2016)-9위(2017)-6위(2018)-8위(2019)로 초라했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 체제 이후 첫 시즌인 올핸 가을야구에 대한 가능성이 점점 영글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13-2로 승리하며 55경기 만에 30승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삼성은 단독 4위로 도약했다. 삼성이 4위 이상의 순위에 자리한 것은 2015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 5일(1위) 이후 1천737일 만이다.

삼성은 1위 NC와는 8게임 차로 벌어져 있지만 2위 키움과 3게임 차, 3위 두산과는 2.5게임 차로 간격을 좁혀나가고 있다.

물론 경기 수가 많이 남아 있는 데다가 5위 LG·6위 KIA와도 각각 0.5게임, 1게임 차여서 치열한 순위싸움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가을야구에 대한 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지속적인 상승세에 기인한다.

최근 삼성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 5월 개막 이후 삼성은 5월 한달간 10승14패로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엔 15승10패로 10개 구단 중 승률 2위(0.600)에 올랐고, 이달 들어선 kt와 함께 승률 공동 1위(5승1패·0.833)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의 1등 공신은 '허파고' '삼성연구소장' 등 별칭을 얻고 있는 허 감독이다. 짧은 선수 경력에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짜 감독으로 부임 직후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많이 받았지만, 전력분석팀장 등 20년간 전력분석 전문가로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야구 트렌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데이터에 근거해 매번 바뀌는 라인업과 철저한 선수 휴식 보장, 부진한 선수들의 과감한 2군행 등은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게다가 사령탑에 앉은 이후부터 꾸준히 선수들에게 '왜 야구를 하는지' 등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새로이 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선수들의 강화된 정신력은 플레이에서도 묻어나온다.

허 감독은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잘해줬는데 최영진, 김지찬 등이 땅볼 타구에도 전력 질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이 달라진 것이 보이는 장면이었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상승세라고 해서 선수들이 들떠있지도 않다. 가장 경계하는 건 최근과 같은 상승세가 영원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언젠가는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어 나름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