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저축은행...대구경북 10곳 중 3곳 매물이거나 잠재적 매물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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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0   |  발행일 2020-07-10 제1면   |  수정 2020-07-10
규제·코로나 악재 "돈벌이 벅차"
'유니온' 올 1분기 수신 892억·여신 655억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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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업규제와 금리하락,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 등으로 대구경북지역 일부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유니온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거나 잠재적 매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10개 저축은행 중 30%에 해당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들 저축은행의 올 1분기 말 기준 자산규모는 유니온저축은행 2천527억원, 머스트삼일저축은행 1천605억원, 대원저축은행 153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의 자산 규모와 수익성 등 경영실적이 모두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온저축은행의 경우 올 1분기 수신은 2천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2억원 급감했다. 여신 역시 1천812억원으로 같은 기간 655억원이 줄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이자 수익도 43억원으로 1년 만에 31억원이 감소했다.

머스트삼일저축은행(-3천만원)과 대원상호저축은행(-2억원)도 각각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를 지속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지역 저축은행들은 2011년 저축은행 파산 사태 이후 지속적인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대형 저축은행들의 역내 진출 등으로 성장 기반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신사업 진출이나 영업지역 확대 제한으로 지역 저축은행들의 손발이 묶이면서 오로지 관계금융에 의한 예대마진 이자 수익에 목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금리 인하, 여기에 법정이자 상한선 인하 등으로 지역 저축은행의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저축은행이 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니온저축은행은 이미 2010년대 초 오너가 바뀌는 상황을 맞았고, 드림저축은행과 참저축은행 등도 대주주 교체와 이에 따른 영업본점 이전을 경험한 적은 있다.

하지만 지역 금융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인수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니온저축은행의 경우 구체적인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가격 등의 문제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역 저축은행업계가 영업환경 악화와 서울 업체들의 역내 진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인수·합병이 성사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소규모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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