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금속주얼리디자인과 정양희 교수 퇴임 기념전 열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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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0   |  발행일 2020-07-13 제21면   |  수정 2020-07-13
대백프라자갤러리서 9일부터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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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정감,금, 은, 적동,80x27x200cm

"85년 모교(대구가톨릭대)에 부임해 35년 6개월간 근무했네요. 시간이 후딱 지나간 것 같습니다. 초창기 15년간은 대작 위주로 작업을 했어요. 중반기엔 초대전 위주로 했는데, 작품의 크기는 작아져도 자주 전시를 했습니다. 하반기 15년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주로 소품이나 주얼리를 하게 됐어요."

정양희 대구가톨릭대 디자인대학 금속주얼리디자인과 교수 퇴임 기념전이 14일부터 19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정 교수는 김창수(계명대)·박정자(대구대)·송명수 계명문화대 교수 등과 함께 80년대 중반 지역 대학에 공예과를 설립한 '금속공예 1세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타 대학은 폐과되거나 타 과에 흡수되는 시련을 겪었고, 대구가톨릭대만이 금속공예의 명맥을 잇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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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적동, 금, 은, 백금, 오동, 색박,275 x 140cm


이번 퇴임 기념전에는 '산속의 정감'시리즈 '빛의 향연'시리즈 '화기(火器)' '여' '목단' 등의 타이틀로 판금 성형 릴리프(Relief), 아르곤(Argon) 용접 등 숙련된 노동력을 요구하는 기법에서 섬세한 주얼리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속공예를 선보인다. 기하학적이고 미니멀한 작품에서부터 여성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아르누보 양식과 아르데코 장식, 보석과 원석을 이용한 화려한 브로치나 펜던트, 목걸이, 반지, 귀고리, 노리개 등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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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1,금, 적동,97x110cm


정 교수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선친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저에게 큰 산과 같이 정신적, 물질적으로 든든한 후견인이었습니다. 작품 '산속의 정감' 시리즈도 산과 같은 아버지를 표현하고 싶어 구상하게 됐어요. 금속공예는 내 예술적 혼을 불사르게 해준 평생의 동반자였는데,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그는 효성여대 회화과를 거쳐 금속공예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85년 일본 도쿄예술대 대학원 금속공예과를 졸업하고 모교에 부임해 작가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정양희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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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위하여,적동, 금박,22x10x30cm


그는 지금까지 파리, 런던, 로마, 동경, 서울 등에서 약 3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출품 등 국내외 각종 초대전과 그룹전에도 300회 이상 참여했다. 89년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한국공예가협회상(2006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국 기능올림픽 금·은 세공 명장부 심사장, 대한민국미술대전 현대공예 심사위원, KGTA 국제주얼리디자인컨테스트 심사위원 등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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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은,45 x 14 x 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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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진 미술평론가는 정 교수의 작품을 두고 "자연 이미지 형사(形似·대상의 형태를 정확히 닮도록 표현하는 것)를 넘어 때로 예각의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이용한 미니멀한 면모를 보여준다. 정제된 조형미와 더불어 자연과 인간의 소통, 나아가 소통과 치유, 예술을 통한 감성 순화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에게 금속공예를 익혀 활동하는 제자들로 구성된 '은채회' 회원전도 함께 열린다.(053)420-8015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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