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학습 주도성 키우는 '질문 만들기'

  • 최미애
  • |
  • 입력 2020-07-13 07:52  |  수정 2020-07-13 08:02  |  발행일 2020-07-13 제15면
"공책 만들어 질문 정리…평가해보고 다듬어 봐야"

질문만들기(개인1)
초등학생이 공책에 질문을 정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질문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회의 때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마지막 질문의 기회를 개최국인 대한민국 기자에게 주었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충격적인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질문할 기회를 주는데도, 아무도 참여하지 못한 채 기회를 다른 나라 기자에게 넘겨주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 되는 이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Q. 질문은 왜 중요한가요.

A: 질문을 하지 못한 우리나라 기자 이야기가 왜 이슈가 될까요? 바로 주도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이 그 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 이유는 정확히 몰라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주도성이 없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미래의 기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이 모인 학교를 방문해 보면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질문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가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데 익숙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답하기 위한 공부를 많이 합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던진 질문에 호기심이 가져지고 공부하고 싶어질까요? 아닙니다. 내가 관심을 느끼고 궁금한 것이어야 지속적인 호기심을 통해 탐구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도성이죠. 깊이 있는 공부와 탐구를 위해서는 학생의 주도성이 필요하고, 그 주도성은 스스로 만든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가족' 등 쉬운 단어부터 주제로 선정
정해진 시간 동안 질문 만들어 보기
거듭할수록 궁금증 커지고 흥미 느껴



Q. 아이와 어떻게 질문을 만들면 되나요.

A: 우선 공책 두 권을 준비해 주세요. 한 권은 아이 공책, 한 권은 부모님 공책입니다. 만약 한 권만 준비해서 아이에게 준다면 아이만을 위한 공부가 될 것입니다. 두 권을 준비하고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운 질문 만들기를 해보세요.

먼저 준비된 공책에 오늘의 주제를 하나 정해주세요. 아이들이 아는 쉬운 단어를 주제로 정해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관심 있는 단어라면 확산적 사고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으로 주제를 정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 하면 떠오르는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3~5분 정도의 시간을 약속하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도록 해보세요. 질문 만드는 것을 어려워하면 부모님이 만든 질문을 예로 들려주셔도 돼요. 그리고 힌트를 주세요. 육하원칙과 같은 부분을 적어두고 주제에 대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질문 만들기,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A: 첫 번째, 주제의 다양화입니다. 질문을 만드는 주제를 선택할 때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쉬운 단어부터 탐구를 불러일으키는 단어까지 부모님께서 고민해 보고 학생의 눈높이를 읽고 제시해 주세요. 학생이 정한 주제로도 질문을 함께 만들어 보세요.

두 번째, 질문 형태의 다양화입니다. 정해진 답이 있는 질문은 기억에 의존하는 답을 구하는 활동으로 그칠 수 있어요. 답이 없는 확산적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해 보세요. 멋진 질문을 만든 아이를 칭찬해 주세요. 질문 만들기를 거듭할수록 재미난 질문을 능숙하게 만들어 내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질문을 만든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세 가지 활동을 추천해 드립니다. 첫 번째, 스스로 만든 질문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정해진 시간 동안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마음에 드는 가장 멋진 질문을 스스로 선택해 고르도록 해보세요. 이 과정을 통해 질문을 분석하고 더 좋은 질문은 무엇인지 깨우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만든 질문으로 대화를 나눠보세요. 가장 마음에 드는 질문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왜 그런지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런 다음 서로의 질문에 함께 답해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세 번째, 질문을 통해 탐구해 보세요. 질문을 만들고 답해보는 과정에서 때로는 더욱 궁금증이 커지는 때가 있습니다. 대화로만 답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함께 탐구의 과정으로 열어보세요.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 나서는 탐구야말로 진정한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류효준 대구영선초등 교사 <참고문헌: 하브루타 질문놀이터(권문정, 채명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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