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를 방문해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한사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마스크를 쓰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4월3일 마스크 착용에 관한 자발적 권고를 내린 지 꼭 10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州)의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마스크 착용을 통한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나는 마스크를 쓸 것"이라며 "병원에 있을 때는, 특히 수술대에서 방금 내려온 장병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특별한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결코 마스크착용에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기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릴 때는 마스크 미착용 상태였다가 의료진,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 등과 함께 의료센터 입구 통로로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황금색 대통령 직인이 새겨진 남색 마스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를 포함해 얼굴의 상당 부분을 마스크로 가렸다.
병원 방문은 오후 약 5시30분부터 6시10분까지 40분가량 진행됐다.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린 원에 다시 탈 때는 '노 마스크' 상태였다. 병원 내부의 현장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전투 중 부상한 용감한 장병들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봐온 의료 관계자 등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이 안 볼 때 마스크를 썼다'고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숨바꼭질을 해오다시피 한 기자들은 이날 '기다렸던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입구 쪽에서 미리 대기하는 등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날 일정을 미리 소개하면서 "안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마스크 착용을 말한 지 3개월도 더 지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