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재생아트조합 "생활쓰레기로 예술합니다"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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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5   |  발행일 2020-07-15 제13면   |  수정 2020-07-15
캔·다육·솟대 아트 등 작업
학부모 취미로 시작한 공방
기초-고급-자격증 과정 개설
"환경 의식 변화가 첫 목표"

시민기자
한국재생아트협동조합의 최미희(46), 성소현(54), 김영미(48), 김소영(51)씨(왼쪽부터)가 생활쓰레기를 활용한 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품 하나가 탄생하면 쓰레기 하나를 줄이는 거죠."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한국재생아트협동조합(대표 김영미). 이곳은 의미 없이 버려진 생활쓰레기들이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만나 훌륭한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작품의 재료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활용 물건들이라는 것을 알면 다들 놀란다.

작품의 종류는 캔아트, 다육아트, 솟대아트, 연 낭자아트, 플라스틱재생아트 등 다양하다. 이 작품들은 다육화분, 연필꽂이, 드라이플라워 장식용 솟대아트, 카페 소품 등으로 활용된다. 캔아트는 버려진 캔을 수거해 안쪽의 날카로운 부분을 제거하고 물에 불려 씻어 말린다. 다음 단계로 캔이 녹슬지 않도록 안쪽과 바깥쪽에 흙을 바른다. 그늘에서 말린 후 도안을 하고 냅킨 아트를 활용해 다양한 문양을 넣어 만든다. 아크릴 물감으로 칠을 하면 완성된다.

솟대아트는 직접 산에 가서 떨어진 나뭇가지 중 예쁜 가지를 주워 와서 재료로 사용한다. 연 낭자아트는 연밥이랑 연대를 말려서 전자레인지로 1분 정도 살균하고 은행, 나뭇가지 등을 혼합해 만든다. 와인 뚜껑과 코르크 마개도 재료로 사용한다.

이렇듯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재료의 수집과 손질 또한 만만찮다. 공방이 있는 아파트 상가의 분리수거함에서 가져온 캔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세척했으나 지난해 세척기를 구입해 일손을 줄이고 있다. 세척기는 예열하는데 30분 정도 소요되어 전기료도 만만치 않아 300~400개 정도 모이면 세척기를 사용하지만 매일 50개 정도는 수작업으로 한다.

김영미(48) 대표가 캔아트를 시작한 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육아트를 취미로 함께 배웠던 학부모 모임의 김소영(51)·성소현(54)씨와 일본 연수 중 우연한 기회에 캔아트 박람회에 갔다가 매료되었다. 일본 연수를 다녀온 이들은 "재미있겠다.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입을 모았다. 그해 8월 대구 수성구 범물동 상가 지하에 어울림아트연구소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미술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3명은 처음 1년은 만들기를 놀이로 생각하고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어느 날 만든 작품을 SNS에 올렸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배워 보고 싶다는 문의가 계속되었다.

1년이란 시간은 헛되지 않았고 마침내 기초과정과 고급과정, 자격증 과정을 개설하게 되었다. 수강생들은 주로 공방을 운영하고 있거나 방과 후 교사가 많았다. 수강생이 증가하면서 규모도 커지게 되었다. 공방도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전했다.

2017년 9월 한국재생아트연구협회가 3명으로 출범했고 그해 12월 한국재생아트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018년 최미희(46)씨가 합류해 4명이 함께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격증 과정을 수료하고 방과 후 교사, 취미교실 강사, 평생교육 과정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합은 캔을 수거하고 세척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교환 프로젝트 행사를 할 예정이다. 세척한 캔 10개를 가져오면 다육이 포트 1개와 교환하는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하여 자원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캔을 씻어 흙을 바른 상태에서 꾸밀 수 있는 물감, 붓 등을 세트로 만들어 일반 시민이 교육을 받지 않아도 구입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패키지 2천 세트를 인터넷 판매 사이트 3곳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활용해서 생활소품이나 인테리어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시민에게 전달하면서 쓰레기 활용이나 줄이는 방법으로 환경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첫 목적이다. 자원의 순환을 도모하고 범위를 넓혀가는 것은 일종의 환경교육 실천"이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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