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원순의 진짜 유언 "진보, 自省(자성)·自淨(자정)으로 淨化(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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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4   |  발행일 2020-07-14 제27면   |  수정 2020-07-14

애도의 시간이 끝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열렸다. 죽음은 늘 남은 자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다. 이제 그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과 진짜 유언을 정리할 시간이다. 이 엔딩절차가 그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의식이다. 이를 끝내야 "모두 안녕"이라 했던 그의 작별 인사도 완결된다. 이 절차가 생략되면 죽음과 이별이 무의미하다.

영결식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는 동안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했다. 비통함이 느껴진다. 보편적 국민 감정은 보다 냉정하다. 시민운동가·인권변호사·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바꿔놓은 고인의 업적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죽음에 충격이 크고 마지막 길을 슬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성희롱 의혹, 마지막 죽음의 방식은 어떤 이유에서든 미화할 수 없다.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허물이라 하더라도 공인으로서 적절한 문제해결 방식이 아니었다.

영정 앞에서 편 나눠 싸우는 모습을 두고 '미성숙한 사회'라 질타한다. 꼭 그리 볼 사안은 아니다. 박원순과 백선엽의 삶과 죽음에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일방적 미화나 비방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다. 두 사람 다 공(功)과 허물이 있다. 진보와 보수의 상징적 인물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사회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 남은 자의 바른 태도다.

진보진영에 그가 남긴 진짜 유언은 뭘까. 진보엔 애도와 추모, '후레자식~' 같은 분노만 있고 성찰이 없다. 백 명예교수도 "당신은 우리에게 새로운 일감과 공부거리를 주고 떠나갔다. 이미 당신의 죽음 자체가 많은 성찰을 남기고 있다"고 했지 않나. 총선 이후 진보의 행보는 단연코 '위기'의 징조다. 도덕성과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다. 표리부동과 내로남불의 이중성에 절망하는 국민이 많다. 도덕성과 공정성을 버리면 진보가 내세울 게 뭐 있나. 상대적 우월감에 자위하는가. 진실한 자성(自省)과 자정(自淨) 그리고 대대적인 '정화(淨化)운동'이 펼쳐져야 한다. 검은 돈 멀리하고, 권력 절제하고, 성(性) 문제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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